영국 왕 헨리 8세의 사인과 관련해 매독설이 끊이지 않았다. 19세기의 의학 관련 저술가 커리는 헨리 8세의 아내였던 캐서린이 유산과 사산을 반복한 게 남편에게서 매독을 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독의 진행 과정을 추적한 작가 드보라 헤이든도 헨리 8세의 코가 일그러지는 등 매독 증상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왕실 주치의가 매독치료제인 수은을 처방했다는 기록은 없다. 일부 학자들은 헨리 8세의 증상은 매독이 아니라 괴혈병이나 당뇨병, 또는 둘 다 앓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 역사를 전공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왕실을 둘러싼 역사의 수수께끼를 추적했다. 프랑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아들로 열 살 때 감옥에서 숨진 루이 샤를이 사실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탈옥해 살아남았다는 주장부터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의문에 싸인 죽음까지 왕실에 얽힌 음모론과 스캔들 20가지를 소개했다.
미국의 이혼녀인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내놓은 영국 에드워드 8세의 ‘세기의 사랑’은 심리학적 틀로 접근했다. 심프슨 부인이 식탁에서 왕세자의 손등을 때리거나 ‘꼬마’라고 부르며 함부로 대했는데도 사랑이 이뤄진 배경에는 어린 시절 그를 꼬집으며 교묘하게 학대했던 유모의 영향 때문이라고 저자는 풀이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