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비단 CJ제일제당만의 일이 아니다. 톡톡 튀는 색깔로 승부하는 ‘컬러 마케팅’이 식품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920년대 파커사가 여성용으로 빨간색 만년필을 내놓으면서 시작한 컬러 마케팅은 국내에서는 특히 식품 업계의 관심사다. 컬러가 식감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컬러 콘셉트는 강렬한 빨간색이다. 햇반과 인델리 커리가 대표적이다. 1996년 처음 나온 햇반은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의 제품이었지만 강렬한 빨간색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이 시각적인 호기심이 즉석밥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햇반의 ‘레드 성공 신화’는 인델리 커리가 이어받았다. 인델리는 노란색의 오뚜기 카레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카레 시장에 강렬한 빨간색 패키지로 차별화를 줬다. 카레하면 떠오르는 노란색의 기존 이미지 대신 빨간색의 통일된 그룹 컬러로 CJ제일제당의 음식이라는 것을 앞장세운 것.
오뚜기는 노란색 사랑이 유별나다.
카레는 말할 것도 없고, 라면과 옛날 당면, 옛날 소면 등 면제품, 즉석국 제품, 즉석밥까지 노란색 패키지를 사용한다. 심지어 진라면 CF에서 차승원에게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혔을 정도로 컬러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하이트 맥주의 맥스도 황금빛 노란색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라벨도 맥주로는 드물게 황금색을 사용했고, 김선아와 이승기가 출연한 CF에서도 ‘색깔만 봐도 구분이 가능한 맥주’라는 점을 포인트로 삼았다. 맥주 고유의 황금빛 노란색을 띈다는 제품의 장점을 홍보하기 위한 작업이다.
풀무원은 초록색을 사용한다. 식품 안전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친환경, 웰빙 등이 대세가 되면서 자연을 상징하는 색깔인 초록색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바른 먹거리’를 지향하는 풀무원은 회사 로고와 배송 차량, 두부와 콩나물을 비롯한 다수 제품에서 그린 패키지를 내세워 신뢰도를 높였다.
CJ제일제당 박상면 부장은 “빨간색은 식욕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모든 음식의 맛을 돋우는 작용을 하는가 하면, 파란색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는 있지만 음식에 쓰일 경우 맛이 없어 보이게 하는 작용을 하는 등 각 컬러별로 특성이 제각각이다. 식품의 경우 컬러와 밀접한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도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에 식품기업의 컬러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 내다 봤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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