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10대, 맨얼굴을 보다

  • 입력 2009년 6월 30일 02시 56분


청소년의 일상생활과 현실을 담은 일민미술관의 사진전’ 청소년’에 선보인 최은식의 ’야간자율학습’. 사진 제공 일민미술관
청소년의 일상생활과 현실을 담은 일민미술관의 사진전’ 청소년’에 선보인 최은식의 ’야간자율학습’. 사진 제공 일민미술관
일민미술관 강재구 등 9인 사진전 ‘청·소·년’

오늘날 대한민국 청소년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의 삶과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8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청·소·년’은 이런 질문을 실마리 삼아 구성한 전시다. 강재구 고정남 권우열 박진영 양재광 오석근 이지연 최은식 최종규 씨 등 사진작가 9명은 8개월 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청소년의 일상과 성장기 문화의 현장을 렌즈로 잡아냈다. 이들이 찍은 700여 컷의 사진은 일민문화재단이 발간하는 시각문화총서 ‘청·소·년’에 수록됐고 이번 전시에서 그중 일부를 선보였다.

1층 전시장은 고정남 씨가 촬영한 청소년들로부터 시작된다. 실명과 더불어 개개인의 고민과 희망을 정직하게 기록한 사진설명을 통해 작가는 학생들이 몸담고 있는 현실의 단면을 드러낸다. 최은식 씨는 야간자율학습으로 환하게 불 켜진 교실을 통해 학생들을 숨 막히게 만드는 교육현장을 엿보게 하고, 이지연 씨는 화장을 하고 게임을 즐기는 등 그들의 여가와 문화에 초점을 맞춘다.

돌이켜보면 교실에도 교무실에도 학교에는 유난히 녹색 이미지가 많았다. 2층 전시장에서 오석근 씨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학교 풍경과 더불어 그가 만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밖에 대안학교와 입시학원에서 만난 학생들, 스타에 열광하거나 코스프레를 즐기는 청소년, 고달픈 일터에 내몰린 성장기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의 어른들에게 때론 익숙하고 때론 낯설게 다가온다.

‘새마을’ ‘공장’ 등 시각문화총서와 연관된 예전의 사진전이 아카이브적 성격에 충실했다면 이번엔 사진작가의 연출이나 주관적 해석이 짙게 담긴 작품들도 포함돼 있다. 02-2020-205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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