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배우가 출연한 트렌디 드라마가 시청률이 삐걱대는 까닭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방영 중인 SBS ‘시티홀’의 시청률은 평균 15% 남짓이다. 같은 시간대 경쟁하다 최근 끝난 KBS 2TV의 ‘그저 바라보다가(그바보)’는 10.8%, MBC ‘신데렐라 맨’은 8.7∼10.5%를 오르내렸다.》
○ KBS ‘그저 바라보다가’
황정민, ‘너는 내운명’보는 듯
○ MBC ‘신데렐라 맨’
권상우 발음, 윤아 표현력 흠
○ SBS ‘시티홀’
김선아, 김삼순과 너무 비슷
비판 의견은 닮은꼴이 많았다. 출연진의 연기가 전작과 겹치면서 기시감(旣視感·데자뷔)을 준다는 지적이 많았다. 스타를 섭외한 게 오히려 걸림돌이 된 셈이다. 시티홀은 17.5%(22건)가 이 같은 지적을 받았다. 김선아는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의 이미지가 짙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기는 잘하지만 삼순이 모습이 너무 묻어나 몰입이 힘들다.”(ID momdau)
그바보의 황정민도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보여준 ‘순수남’ 이미지가 드라마에서 겹친다는 의견(10.6%)이 많았다. 신데렐라 맨도 윤아가 지난해 KBS 1TV 일일극 ‘너는 내 운명’의 장새벽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는 등 이미 본 듯한 이미지를 지적한 의견이 22건(9%) 나왔다. 드라마 설정도 데자뷔 논란에 빠졌다. 그바보는 28%(32건)나 2001년 일본드라마 ‘스타의 사랑’과 2006년 프랑스 영화 ‘발렛’, 올해 초 SBS ‘스타의 연인’ 등과 비슷하다고 봤다. 신데렐라 맨은 10.9%, 시티홀도 9.6%가 설정이 어디서 본 듯하다는 의견이었다. 박광진 씨는 “요즘 드라마 설정은 1970, 80년대 패러디가 유행이냐”고 꼬집었다.
드라마의 느린 전개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신데렐라 맨은 13.7%(33건), 시티홀 15.9%(20건), 그바보 10.5%(12건)가 그런 의견이었다. 그바보는 지고지순한 남성 캐릭터와 긴장감 떨어지는 에피소드에 지루해했고, 신데렐라 맨은 주인공 러브라인을 꼬아놓고 질질 끄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시티홀은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지는 경향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신데렐라 맨의 권상우가 발음이 분명치 않은 부분과 신인 윤아가 아직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51건(20.6%)이나 나왔다. 그바보는 너무 순박하기만 한 남성은 억지스럽다(8%), 남녀 주인공의 연기 호흡이 겉도는 느낌(4.4%)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