仲弓(중궁)이 仁(인)에 대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논어’ ‘顔淵(안연)’편의 대화다.
出門은 문밖을 나가 조정에서 벼슬을 살거나 남과 교제하는 일을 말한다. 如見大賓은 公侯(공후)의 신분을 지닌 손님을 뵙듯이 恭遜(공손)한 태도를 지니라는 뜻이다. 如는 ‘∼처럼 하라’다. ‘명심보감’에서는 ‘出門如見大賓, 入室如有人(입실여유인)’의 예절을 가르쳤다. 使民은 인민에게 力役(역역)을 부과하는 일을 말한다. 如承大祭는 천신이나 조상신을 제사 지내는 일을 받들어 행하듯이 敬虔(경건)한 태도를 지니라는 뜻이다.
‘己所不欲, 勿施於人’은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뜻으로, 己와 人이 상대된다. ‘논어’ ‘衛靈公(위령공)’편에서 공자는 仁의 심리인 ‘恕(서)’를 설명하면서 이 말을 사용했다. 在邦은 제후의 조정에서 벼슬을 사는 일을 말한다. 在家는 벼슬 살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을 말한다. 無怨은 남으로부터 원망 받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공자는 顔淵에게 克己復禮(극기복례)가 仁이라고 했다. 仲弓에게는 敬을 주로 하고 恕를 행하는 것이 仁이라 했다.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도 하지만, 정약용은 克己가 곧 恕이므로 공자의 가르침은 一貫(일관)되어 있다고 했다. 자기를 가다듬어 공손한 사람은 남을 공경하는 태도를 지니고 또 남을 배려하는 恕의 마음을 지닐 것이다. 공자는 일상생활에서 이 恭과 敬과 恕의 태도를 유지하라고 했다. 우리는 대개 이 평이한 가르침을 제대로 體得(체독)하지 못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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