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동쪽에 해운대가 있다면, 서쪽에는 다대포가 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다. 하지만 사람에 비유하면 해운대는 성형미인인 반면 다대포는 자연미인의 포근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한 번 다녀간 관광객은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또 발길을 향한.
도심 속의 숨겨진 ‘보석’ 사하의 명소와 생태 환경은 최근 들어 피서와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 여기는 다대포해수욕장
굽이쳐 흘러내린 700리 낙동강이 똬리를 틀고 앉은 곳. 길이 900m, 폭 100m의 넓은 백사장과 완만한 수심이 가족단위 피서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물놀이를 하다 지치면 몰운대를 한바퀴 산책한 뒤 모래 속에 묻혀 있는 조개와 게를 잡는 재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갯벌생물과 수생식물이 그만큼 풍부하다. 다대포에서 바라보는 해지는 모습(落照)은 변산반도의 채석강과 함께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분수도 달려가는 모양, 흔드는 모양, 높이 치솟는 모양 등 27가지 연출이 가능하다. 배경음악은 가요, 팝송, 클래식 등 장르별로 매달 60곡이 선보인다. 분수공연은 11월까지 주중에는 오후 8시 반,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8, 9시부터 30분간 2회 열리고 낮에는 3회(토 일 공휴일 5회) 선보인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며 12∼2월에는 가동이 중단된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3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의 백미는 여름을 더 뜨겁게 달구는 국제 록 페스티벌. ‘바다, 젊음, 사랑’을 주제로 다음 달 7∼9일 펼쳐질 10회째인 록 페스티벌에는 윤도현밴드, 김창완밴드, 노브레인, 피아, 백두산 등 국내의 대표적인 록 그룹들이 총출동하고 캐나다, 일본, 미국 등의 록 그룹도 온다. 강변음악회와 청소년바다축제 등 주말공연도 줄을 잇는다. 최근에는 연(鳶-Kite)을 이용해 물 위를 가르고 점프하는 해양스포츠인 카이트보딩 공간으로도 인기다.
○ 체험과 학습의 공간
낙동강하구에 삼각주로 이뤄진 섬 을숙도는 갈대밭과 수초가 무성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유명하다.
을숙도 위쪽에는 한국수자원공사 물문화관과 낙동강전망대가 위치해 물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인근 을숙도문화회관과 을숙도조각공원의 문화공연과 예술작품은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아래쪽 철새공원은 고니, 황조롱이 등 철새들이 날아들어 한 해 평균 1만여 마리가 머무는 곳. 여름에는 철새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시사철 철새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건물 중 가장 자연친화적으로 지은 낙동강하구에코센터도 바로 이곳에 있다. 총건축면적 4000여 m²에 지상 3층 규모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에코센터의 2층은 전시장, 3층은 다목적 영상실로 낙동강하구의 철새 모습을 관찰하고 영상물과 자료를 볼 수 있다.
태백산맥의 끝자락인 해발 78m의 몰운대는 태종대, 해운대와 더불어 부산의 아름다운 3곳 가운데 하나. 몰운대라는 이름은 낙동강하구에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이면 구름 속에 빠진 섬이라는 의미로 붙여졌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생태계의 보고다. 산책 시간은 왕복 1시간 정도. 입구에서는 쥐섬, 모자섬, 나무섬 등 인근 낚시터로 가는 배를 빌려 탈 수 있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롯데캐슬몰운대아파트로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아미산 전망대는 낙동강하구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요새다. 여기서 바라보는 낙동강하구의 사구(砂丘)와 삼각주, 낙조, 철새들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로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안겨준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조정화 부산 사하구청장▼
9일 집무실에서 만난 조정화 부산 사하구청장(45)의 첫 마디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었다. “사하구는 산과 바다와 강이 한데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고장입니다.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인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가 있고, 여름이면 국제 록 페스티벌의 젊은 열정이, 겨울이면 해넘이축제의 낭만이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그는 자연과 문화가 함께 숨쉬는 친환경 관광문화도시 사하구의 보물들이 그동안은 ‘꿈’에만 머물러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지난달 13일 바닥음악분수로는 ‘세계 최고’의 희망을 쏘아 올린 데서도 느껴진다.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로 이름 붙여진 이 분수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지만 조 구청장이 2006년 7월 취임 초 구상한 ‘꿈’ 중의 하나였다. 중앙으로, 지방정부로 뛴 결과 사업비 42억 원을 확보할 수 있었고, 착공 8개월 만에 ‘물건’ 하나를 만들었다. 준공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9일 현재 전국의 관광객 30만 명이 몰려들었다. 낙동강에 낙조가 드리우면 배경음악을 깔고 치솟는 형형색색의 물기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빌라지오와 싱가포르 센토사 분수 못지 않다.
“그동안 부산의 서쪽은 동쪽보다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이 지지부진해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었다”는 그는 2014년까지는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하철 1호선 다대선 연장과 다대포항∼몰운대∼다대포해수욕장∼강변대로∼을숙도로 이어지는 생태·관광벨트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생태탐방로와 해수천, 방사림 등을 갖춘 해변공원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다대포해수욕장, 몰운대 낙조공원, 아미산 전망대, 강변대로 선 셋 로드, 을숙도 생태공원 등 구상 중인 사업들도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객에게 흥미를 주는 것은 저의 임무입니다. 더는 부산의 서쪽이 아니고, 옛 사하가 아닙니다. 희망을 심고, 미래를 열어갈 것입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천혜의 자연경관… 록 페스티벌의 젊은 열정…
“살고 싶고 찾고 싶은 사하구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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