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사전지식이 부족해 처음엔 실수도 많이 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걸 아픈 것으로 알고 걱정했던 일, 뜨거운 것을 못 먹는데 따뜻할 때 먹으라며 음식을 권했던 일….”
대전 중앙고 3학년 김동영 군(18)이 복지시설인 평강원의 정신지체 3급 남모 양(12)과 뇌를 다쳐 한쪽 손발을 쓸 수 없는 윤모 군(14) 등을 집으로 데려와 홈스테이 했던 경험담이다. 그는 최근 이 같은 봉사활동을 정리해 ‘고딩으로 살아가기’(97쪽)라는 책을 펴냈다.
김 군은 여러 봉사활동 가운데 가장 어렵다는 장애인 홈스테이를 무려 12번이나 했다. 가족들은 “대학 준비를 해야 하니 지금은 공부하고 나중에 봉사하라”고 했지만 김 군은 “봉사를 하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가족들을 설득했다.
그는 장애인 홈스테이로 자신과 주변이 변했다고 말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어요. 어렵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 이기적이던 성격이 배려하는 마음으로 많이 바뀌었고요. 더욱 기쁜 일은 저의 활동을 보고 아파트 상가의 미용실이 평강원에 미용봉사를 시작했다는 것이에요.”
김 군은 이전에도 봉사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대전사랑운동본부와 파랑새가족봉사단에 가입해 2007년 354시간, 2008년 208시간의 하천정화 및 천연기념물 보호 활동을 했다. 생물자원 청소년 홍보대사로 위촉돼 2007년에는 환경부장관상, 올해 5월에는 대전시교육감상, 희망도우미 대전학생봉사활동 교육연구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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