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이 도심 속 수상 스포츠의 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제보트대회를 무난하게 치렀고, 해마다 열리는 수영대회의 인기도 대단하다.
○ 도심 첫 드래곤보트대회
울산시와 대한카누연맹이 주최한 ‘2009 울산세계드래곤보트선수권대회’가 12일까지 3일간 태화강 태화교∼울산교 구간에서 열렸다. 4회째인 이번 대회에는 미국 독일 일본 헝가리 등 15개국에서 40개팀 1077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관람객은 첫날 6만 명 등 3일 동안 16만 명으로 집계됐다. 각국 선수들은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태화강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세계카누연맹 관계자는 “태화강이 도심 수상스포츠의 ‘메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회기간 비가 내리지 않은 데다 수질도 좋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1위는 독일 프로이센 드라켄 포츠담 팀이 차지했다.
국제카누연맹 호세 페루레나 회장은 폐막식에서 “세계 드래곤보트대회를 도심에서 많은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최한 것은 처음”이라며 “자연이 준 아름다운 하천을 잘 지키는 울산의 환경보호 노력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앞부분을 용머리 모양으로 장식한 배로 경주를 펼치는 드래곤보트대회는 22명의 선수(북잡이와 키잡이 각 1명, 노를 젓는 패들러 20명)가 북소리에 맞춰 노를 저어 승부를 가린다.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 수영대회 인기 ‘수직 상승’
‘태화강 물축제’도 한국의 대표적인 도심 하천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6월 12∼14일 열린 축제의 참가자는 26만7000명으로 지난해 참가자(16만 명)보다 67%나 늘었다. 특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전국수영대회에는 출전선수 2114명 가운데 73.4%인 1551명이 울산 이외의 지역에서 온 수영 동호회원이었다. 전국적인 명성을 확인한 셈. 태화강 물축제는 울산시가 태화강의 깨끗해진 수질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2005년 수영대회를 시작으로 2006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다. 박맹우 시장은 “태화강을 더 푸르고 아름다운 강으로 가꿔 시민들의 자연 휴식처이자 한국 수상스포츠의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태화강의 ‘기적’
울산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태화강은 공장 폐수와 생활오수 등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죽음의 강’이었다. 울산시의 강력한 환경정책 덕분에 2005년부터 매년 연어가 되돌아오는 등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났다. 시는 태화강 둔치의 태화들(44만2000m²)을 내년 4월까지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시민 휴식공간으로 손질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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