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猶質也와 質猶文也는 둘 다 A猶B也의 짜임이다. 猶는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사실상 같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뒤의 猶도 그러하다. 文이란 學問(학문)이나 禮樂(예악)으로 용모나 동작을 우아하게 꾸미는 일을 말한다. 質이란 忠信(충신) 같은 인간 本然(본연)의 바탕을 말한다. 곽(곽)은 털을 제거한 날가죽이다. 마지막 두 구절은, 만약 털이 없다면 호랑이 가죽이나 표범 가죽인지, 개 가죽이나 염소 가죽인지 구별할 수 없듯이, 만일 學問이나 禮樂이 없다면 군자인지 야만인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자공은 君子란 文과 質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보았다. 사실, 공자와 그 門下(문하)는 文과 質에 대해 어느 한쪽도 輕視(경시)하지 않았다. ‘논어’ ‘雍也(옹야)’편에서 공자는 “본바탕이 겉모습을 이기면 촌스럽고 겉모습이 본바탕을 이기면 번드르르하다”라는 뜻으로 ‘質勝文則野(질승문즉야), 文勝質則史(문승질즉사)’라 했고, 다시 文質彬彬(문질빈빈)해야 군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에는 질박한 풍조가 사라지고 겉만 요란하게 꾸미는 사람들이 많았던 듯하다. 지금 우리 시대는 어떠한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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