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미남’ 대통령…장동건,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로 컴백

  • 입력 2009년 7월 21일 03시 04분


4년 만에 코미디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로 복귀하는 장동건은 20일 “양복 입고 표준어 쓰는 영화라 어색하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필름마케팅 비단
4년 만에 코미디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로 복귀하는 장동건은 20일 “양복 입고 표준어 쓰는 영화라 어색하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필름마케팅 비단
장동건(37)이 4년 만에 배우로 나타난 곳은 대통령 집무실이었다.

20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서 있었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촬영현장. 3 대 7 가르마 머리에 말끔히 차려입은 장동건이 나타났다. 너무 말쑥한 그의 모습 때문에 광고촬영장 분위기마저 났다.

장진 감독의 ‘굿모닝…’은 장동건이 ‘태풍’(2005년) 이후 4년 만에 출연한 한국영화다. 여기에는 세 명의 대통령이 나온다. 임기 말 로또복권에 당첨돼 고민하는 대통령(이순재), 젊고 유능한 최연소 대통령,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최초의 여성 대통령(고두심). 여기서 장동건은 헌정 사상 유례없이 잘생긴 대통령 차지욱을 연기했다.

“대통령? 시켜줘도 안 할래요. 지금처럼 평생 배우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장동건의 이번 작품은 장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대놓고 만든 대중영화이자 만만치 않은 코미디 영화”. 장동건의 코미디 영화 출연은 처음이다. 그는 “양복 입고 표준어 쓰는 역할을 맡아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장 감독이 “동건 씨는 나도 부담이었다”며 “오랜만의 출연이어서인지 굳어 있는 몸을 좀처럼 풀지 못해 연기훈련까지 시켰는데 아무 말 없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 사투리(태풍)부터 일본어(로스트메모리즈) 중국어(무극) 영어(워리어스 웨이)까지 다 써봤잖아요? 영화에선 매번 우울하고 처참한 인생을 살아왔죠.(웃음) 잔잔한 미소가 흐를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하게 됐네요.”

차지욱은 최연소 야당 총재에 이어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집에서는 엄마 없이 딸을 키우는 싱글 대디이기도 하다. 그는 “권위보다 인간성을 앞세운 대통령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각 미남’인 그가 대통령이라는 설정 자체가 현실에선 보기 힘든 일. 그에게 실제 대통령, 혹은 장관이라도 되는 상상을 해봤냐고 물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개인을 희생하는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측은한 마음이 들더군요. 장관요? 능력이 된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걸요. 개인적으로 지구상에서 배우가 가장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평생 이 직업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할리우드 진출작 ‘워리어스 웨이’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기생활 초기에는 흥행을 의식하지 말자고 생각했던 그도 ‘무극’ ‘태풍’ 등 출연작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자 마음의 부담이 늘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도 다르지 않다.

“태풍도 400만 명 넘게 봤지만 제작비 대비 관객 수로 따지면 별로였죠.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는 제작비가 크지 않아 부담이 덜해요. 저 말고도 대통령이 두 명이 더 있으니 나눌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번엔 흥행도 욕심나네요.”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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