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멜초(Don Melchor)2005
칠레 콘차이토로의 대표 와인. 콘차이토로는 프랑스 샤토, 무통, 로칠드와 함께 유명 와인 ‘알마 비바’를 만든 와이너리다. 특히 ‘돈 멜초’ 2005년산은 WS로부터 96점을 받았는데 이는 WS가 지금까지 칠레 와인에 준 최고점수다. 이 와인은 로버트 파커로부터는 94점을 받았다(RP 94).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쇼비뇽 97%, 카베르네 프랑 3%가 섞였다.
와인을 처음 알아갈 때 스트레스를 받는 건 당연하다. 종류도 많고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용어는 또 얼마나 많은지…. “와인 고르시겠어요?”라며 내미는 와인 리스트가 가장 두려웠다는 경험담은 여러 명으로부터 들을 수 있다. 기초 가이드 책을 옆에 끼고 기회 될 때마다 무조건 많이 마셔 보라는 와인 선배들의 조언을 열심히 따른 지 몇 달. 호기롭게 식당에 들어서 당당히 와인 리스트를 받아본다. 하지만 와인 리스트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RP, WS, DECANTER, W&S, RVF…. ‘너희는 또 무엇이란 말이냐.’
와인은 너무 많아 고르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사람 중 한 사람이 미국의 유명한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다. ‘RP’란 그의 영어 이름 이니셜이고, RP 옆의 숫자는 파커가 그 와인에 매긴 점수(100점 만점 시스템)다. 누군가가 이 점수는 90부터 시작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아니다. RP 점수는 50점부터 시작한다. 대개의 식당과 와인 숍이 90점 아래 와인에는 점수를 잘 안 써놓을 뿐이다.
‘WS’와 ‘DECANTER’ ‘W&S’는 와인 전문잡지 이름들이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디캔터’ ‘와인 앤드 스피릿(Wine & Spirit)’을 말하는데 이들 잡지도 와인에 점수를 매긴다. 이 중 RP 점수와 쌍벽을 이루는 건 WS 점수다. 1976년 미국에서 창간된 후 현재 40만 명의 정기구독자가 있다. 와인의 질, 가격, 생산량을 주요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프랑스 부르고뉴 최상급 와인처럼 연간 생산량이 많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디캔터’와 ‘와인 앤드 스피릿’은 영국에서 출판되는 주류 전문 잡지다. 다른 술도 다루지만 와인 비중이 크다. 디캔터는 별 개수(별 5개가 최고 점수)와 함께 20점 만점 시스템을 동시에 적용한다. 흔하진 않지만 간혹 프랑스 와인 전문 잡지 RVF(La Revue du Vin de France) 점수를 써 놓은 곳도 있다.
김혜주 와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