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문신(1923∼1995)은 사후에도 꾸준히 조명을 받는 행복한 작가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숙명여대 문신미술관(관장 최성숙)은 ‘자연과 생명의 빛’이란 주제 아래 미공개 드로잉 40여 점을 공개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그리고 경남 마산시립문신미술관과 숙명여대 문신미술관에 이어 문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 2곳이 새로 건립된다.
일본에서 태어나 도쿄 일본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문신은 1960, 70년대 파리를 주무대로 활동했다. 대표작은 대칭의 미를 살려낸 추상조각. 자연의 추상화 작업을 통해 생명과 우주의 원리를 표현한 작업이다.
9월 12일까지 열리는 숙명여대 문신미술관의 드로잉전은 숱한 데생을 바탕으로 선과 선으로 연결된 기하학적 조각이 탄생했음을 보여준다. 전시작품은 그가 파리 아틀리에에서 작업한 ‘우주를 향하여’ 드로잉 시리즈 중 일부와 드로잉 북 등.
신설될 미술관은 작가의 석고 원형을 전시할 마산시의 문신원형미술관과 경기 양주시 장흥 조각아카데미에 건립되는 양주시립 문신아틀리에미술관이다. 문신아틀리에미술관의 경우 세계적 디자이너인 론 아라드가 설계를 맡아 ‘벽 없는 조각공원’으로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문신예술을 국가 브랜드화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고인의 부인인 최성숙 관장은 “대학미술관 1호로 출발한 숙명여대 문신미술관은 문신 예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중심지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1994년 남편의 고향인 마산에서 문을 연 문신미술관과 더불어 각지의 문신미술관은 한국과 전 세계에 문신 예술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