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휴가철 읽을만한 신간

  • 입력 2009년 8월 5일 08시 02분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데이비드 징크젠코 외, 1만2000원, 더난출판)

남성지 ‘맨즈 헬스’ 편집장 출신의 남자 행동분석 전문가가 풀어놓은 남성연애 심리서인 이 책은 연애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들추지 않았던 소재인 ‘섹스’를 통해 남자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제목만 놓고 보자면 ‘남자들의 사랑=섹스’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여자들의 생각처럼 남자들이 단순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상처받기 쉽고, 육체적인 사랑 못지않게 정신적인 사랑을 갈망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여자들이 늘 궁금해 하는 남성에 관한 다양한 질문에 실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답을 내놓는다.

남자들의 속마음을 도통 모르겠다며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권해볼 만하다.

○모로코, 낯선 여행(이혜승, 1만3000원, 에디터)

모로코는 아프리카 서북단에 위치한 나라로 이곳으로의 여행은, 휴식이나 여유를 즐기기 위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 역시 현실의 삶을 잠시 정지시킨 뒤 미지의 세계로 떠나기를 갈망했고, 그래서 선택한 곳이 모로코였다. 아랍과 유럽의 문화가 공존하는 모로코에서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 받은 저자의 독특한 시선과 감성을 따라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모로코가 지닌 매력과 아름다움을 함께 누릴 수 있다.

모로코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을 위해 구체적인 여행 정보도 함께 소개한다.

○13번째 인격(기시 유스케, 1만2000원, 창해)

황정민이 주연한 영화 ‘검은 집’의 원작 소설 작가로 잘 알려진 기시 유스케의 심리 스릴러 소설이자 데뷔 작품이다. 이 작품 이후로 유스케는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그린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의 충격을 방대한 자료와 연구를 추리 소설 형식을 통해 담아낸 13번째 인격은 ‘인간의 마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는 유스케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16살 소녀 치히로가 견디기 힘든 인생의 고비마다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내며 다중인격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섬뜩할 정도로 탁월한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제인 오스틴, 1만2800원, 해냄)

세기의 로맨스인 ‘오만과 편견’에 좀비가 끼어들었다. 오만과 편견의 플롯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역병의 발생으로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온다는 상황을 가미해 원작을 변주하는 이 작품은 명작 소설을 기발한 발상으로 업그레이드한 독특한 좀비 소설이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이상적인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에서 동양 무술까지 마스터한 역동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고, 좀비들은 젊은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과 갈등, 오해와 편견을 드러나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 상류 사회의 위선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독특한 발상 덕분에 이 작품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며, 출간되자마자 60만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2(강지영 외, 1만1000원, 시작)

인터넷 통신 시절부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성화되어온 한국 환상문학은 그동안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진화해왔으며 더욱 매혹적으로 변신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13명의 환상문학 작가들이 참여한 이 단편집은 시간을 거래하는 상점의 주인, 얼굴이 너무 커져버린 살인청부업자, 우연히 주운 1억 원짜리 수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자, 성인식을 치르기 위해 중국집에 취직한 외계 전사 등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들을 저마다의 개성을 발휘해 마음껏 펼쳐놓는다.

오감을 자극하는 작가들의 기묘하고 낯선 이야기들을 따라 가다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란 무엇인지 뒤돌아보게 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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