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래는 어떤 세상일까… 인천국제디지털아트 페스티벌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선율에 따라 우산이 펴지는 피터 윌리엄 홀던의 ‘오토진’.
선율에 따라 우산이 펴지는 피터 윌리엄 홀던의 ‘오토진’.
‘싱잉 인 더 레인’의 경쾌한 선율에 따라 벽면에 설치된 검정 우산이 춤추듯 접혔다 펴진다(피터 윌리엄 홀던의 ‘오토진’). 투명 비닐관을 따라 붉은 액체가 흘러가면서 단어를 만든다(율리우스 포프의 ‘비트, 플로우’). 주식시장의 실시간 데이터에 따라 모니터 속 나무가 성장과 소멸의 과정을 겪는다(뮌의 ‘우연한 균형’).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 내 디지털아트관에서 10월 25일까지 열리는 제1회 인천국제디지털아트 페스티벌(INDAF·총감독 김형기)은 미래에 대한 상상과 미리 만나는 자리다. 한국의 신혜경, 미국의 크리스천 폴(미국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 오스트리아의 게르프리트 슈토커 씨(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예술감독)가 공동 큐레이터를 맡아 11개국 44개 작품을 선보였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두루 보여주는 전시장에선 SF영화 같은 이미지들이 현실 속으로 튀어나온다. 발광다이오드(LED)를 벽 쪽으로 향하게 만들어 반사되는 빛을 보여주는 짐 캠벨의 ‘그랜드 센트럴역 2009’, 인터넷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헤드라인을 간단한 픽토그램으로 만든 미하엘 비엘리키와 커밀라 리히테르의 ‘떨어지는 신문기사’, 인천을 배경으로 제작된 올리버 그림의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작업, 몸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클라우스 오베마이어의 ‘환영’ 등이 눈길을 끈다. 국제공모전의 수상작 코너도 신선하다. 금상을 받은 ‘오아시스’의 경우 테이블 위 검은 모래를 만지면 바닥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이 보인다.

출구 찾기 게임이나 손을 대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오르골 등 디지털 아트의 특성을 살려 관람객이 참여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김형기 총감독은 “디지털 아트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결합을 통해 디지털 아트를 편하게 접하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전시를 꿰뚫는 맥락은 다소 느슨한 편이나 짧은 준비기간에 비해 작품의 수준이 고르고 높다. 전시를 보려면 축전 입장권(1만∼1만8000원)을 사야 한다. 032-858-7332

인천=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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