樊遲問仁章(번지문인장)에서 공자는 仁을 愛人, 知를 知人으로 정의했으나 樊遲가 이해하지 못하자 다시 擧直錯諸枉(거직조저왕)을 말했다. 하지만 樊遲는 그것과 愛人知人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해 동문인 子夏(자하)를 찾아갔다. “아까 선생님을 뵙고 知에 대해 여쭙자, 곧은 사람을 굽은 사람의 위에 두면 굽은 사람을 곧게 할 수가 있다고 하셨네. 그 말씀이 무슨 뜻인가?” 子夏는 공자의 말씀이 意味深長(의미심장)하다고 탄복하고 이렇게 敷衍(부연)했다.
舜은 堯(요)로부터 帝位(제위)를 禪讓(선양)받았던 聖天子(성천자)다. 당시 皐陶(고요)가 獄官(옥관)의 수장으로서 형법을 바르게 시행했다. 選은 選拔(선발), 擧는 擧用이다. 不仁者遠矣란 어질지 못한 자들이 멀리 떠났다는 말이되, 어질지 못한 사람들이 感化(감화)되어 마치 멀리 떠난 듯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는 뜻으로도 풀이한다. 湯은 伊尹의 보필로 민심을 얻어 夏(하)나라 桀(걸)을 정벌하고 殷(은)나라를 열었다. 伊尹은 이름이 摯(지)인데, 尹 즉 재상이었으므로 그렇게 불렀다.
子夏는 舜과 湯이 각각 皐陶와 伊尹을 등용했던 일을 들어, 人事 문제가 知人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환기시켰다. 그런데 어진 이를 등용하면 백성을 안정시킬 수가 있다. 이 安民은 곧 愛人의 실천이다. ‘서경’의 ‘皐陶謨(고요모)’편에서는 皐陶가 천자의 주요한 임무란 사람을 아는 데 있으며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데 있다고 하자 禹(우)는 사람을 앎은 哲(철)이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은 惠(혜)라고 했다. 哲은 知요, 惠는 仁이다. 생각해 보면 愛人과 知人은 별개일 수가 없다. 오늘날에 더욱 그러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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