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사피엔스(지능을 가진 현생인류)를 지나 이제 호모디지쿠스(디지털 시대의 신인류)의 출현이 임박했다. 디지털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호모디지쿠스의 시조새가 되어야 한다.”
벨연구소 특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단언한다.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를 뒤따라갈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디지털 상상력으로 시대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면서 호모디지쿠스의 시대에 앞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트렌드를 전망하고 그 트렌드에 대한 대처 전략을 소개했다.
저자는 우선 정보기술(IT)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다. 물리적 공간이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많은 문제점의 해결 방안이 마련된다는 점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인구 증가로 인한 자원 소비와 환경 파괴를 극복하는 데 IT가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IT의 도움을 받아 각 산업은 그간의 재래식 생산, 소비, 유통 구조를 한층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개선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어 미래 산업과 생활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제시한다. PC와 인터넷의 결합이 과거 10년을 지배했다면 이제 TV와 인터넷의 결합이 앞으로 10년 경제를 주름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TV와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한 대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진단과 전망은 다양한 분야로 이어진다. 조선은 선박의 제조 판매 운항 등 평생 관리 비즈니스로 진화해야 하고, 교통에서는 똑똑한 지능형 교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의 경우, 사이버공간에서 무한한 교육 콘텐츠 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학문의 장르별 콘텐츠를 엮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거대한 마케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의료 분야의 전망도 흥미롭다. 저자는 태어나는 순간 개인의 최초 정보와 예방접종 일정을 자동으로 계산해 이 같은 정보가 기록된 스마트카드를 발급하는 시스템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저자의 진단과 전망은 재미있고 유익하다. 우리의 미래 사회를 미리 맛볼 수 있는 즐거움과 미래 사회의 트렌드에 대처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책 말미에 덧붙인 호모디지쿠스 세상의 생존 키워드, 용어 해설도 디지털시대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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