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일본 후쿠오카(福岡) 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농업개량보급원에서 근무하며 1980년대 일본 전역에 저농약쌀의 재배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저자는 논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의 이름을 ‘즐거운 논학교’라고 지었다.
저자는 “아이들이 논에서 자연을 느끼며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또 논에서 공생하는 생명체들을 보며 아이들은 양보하고 절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논을 일종의 습지로 분류한다. 논은 인위적인 시설이지만 자연습지 못지않게 환경정화 기능이 뛰어나다. 논은 지표면 탄소의 40%를 담고 있는 ‘온실가스 저장고’이다. 그뿐만 아니라 물의 비축, 습도 조절, 홍수 예방에도 기여한다.
논에는 수백 종의 생물이 산다. 거미, 달팽이, 참게 등 작은 생물부터 오리, 왜가리, 백로 같은 조류와 너구리, 고라니 등 큰 동물까지 논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자는 그 중 일본에 사는 애접시거미를 소개한다. 애접시거미는 일반적으로 100m²의 면적에 1만 마리 정도가 사는데, 이들은 벼 베기가 끝나면 꽁무니에서 실을 뿜어 바람에 몸을 날려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수십만 개의 거미줄이 마치 눈처럼 내려앉는 장관을 연출하는데 일본에서는 이 현상을 ‘눈맞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논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로 허수아비 만들기, 모심기, 탈곡하기, 철새 모이주기 등도 소개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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