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록시마 호는 지구에서 40조 km 떨어진 프록시마별로 가는 우주선이다. 이 별에서 희미한 라디오파 신호가 날아오자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떠난 것. 주인공인 14세 소년 이카로스는 프록시마 호에서 나고 자라 소형 탐사선 ‘런어바웃’을 능숙하게 조종할 수 있다.
어느 날 프록시마 호는 블랙홀 가까이로 접근한다. 아버지는 “중력이 강해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고 경고하지만 블랙홀은 이카로스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이다. 결국 이카로스는 “블랙홀 주변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간단 말이야!”라는 아버지의 외침을 뒤로 한 채 런어바웃을 타고 블랙홀로 향한다.
블랙홀에 접근한 이카로스는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해 중력에 빨려들지 않는 안전거리를 알아낸다. 블랙홀의 지평선을 따라 멋지게 곡예비행을 마친 뒤 프록시마 호가 있던 곳으로 귀환하지만 이카로스 앞에 펼쳐진 건 처음 보는 수백 대의 우주선이 돌아다니는 낯선 풍경. 아버지를 불러보지만 통신기에서는 응답이 없다. 그제야 이카로스는 블랙홀의 엄청난 중력 때문에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흘러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국 컬럼비아대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아이들이 과학을 접하는 새로운 방법을 열고 싶었다”며 “과학적 통찰력은 스스로 열중해 푹 빠져드는 과정 속에서 태어난다”고 말한다. 허블 우주망원경에서 찍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색감의 우주사진도 볼거리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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