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저널리스트의 한계, 이렇게 넘어라

  • 입력 2009년 8월 15일 02시 56분


◇어느 언론인의 고백/톰 플레이트 지음·김혜영 옮김/425쪽·2만 원·에버리치홀딩스

한 도시의 중소 신문사에 ‘연쇄강도사건의 범인은 난쟁이’라는 제보가 들어온다. 취재를 마친 후 부장은 ‘난쟁이의 상반신은 1면에, 하반신은 다른 면에 넣어 실물 크기를 싣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이른바 ‘난쟁이 넘기기’다. 그러나 고민 끝에 부장은 평범한 사진을 싣는다. 몇 년 뒤 저자에게 그는 “당시의 결정을 평생 후회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뉴욕타임스 등에서 일했고 김영삼 대통령, 빌 클린턴 대통령, 토니 블레어 총리 등을 단독 인터뷰한 기자. 책에서 그는 자신이 저널리스트로서 ‘난쟁이 넘기기’, 즉 한계에 부닥쳤지만 과감하게 돌파하는 데 성공한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1990년대 중반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를 인터뷰했을 때 미국 내에서는 싱가포르의 태형제도가 부각되면서 싱가포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본 그대로 쾌적하고 발전한 싱가포르의 모습을 칼럼에 담았다. “지나치게 싱가포르에 우호적”이라는 지적이 일었지만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그 친구가 훨씬 더 미묘한 차이를 잘 살렸다”며 저자의 기사를 인정했다. ‘주변 여론에 굴복하지 않고 편견을 버릴 것.’ 저자가 제시하는 ‘난쟁이 넘기기’의 원칙 중 하나다.

저자는 워싱턴포스트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시절 1면 기사를 쓸 사람을 찾는 편집장 벤저민 브래들리의 제안에 과감하게 도전해 성공적으로 기사를 써냈고, 술에 절어 있던 타임의 편집국 문화 속에서도 탄산수를 마시며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라”며 어떤 상황에서든 한계를 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강조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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