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도시남녀의 건강한 습관, 차(茶)중의 차(茶) 녹차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뒷맛 깔끔하고 부드러운 동원 F&B ‘보성녹차’ 녹차시장 저변확대 나서

‘입에 쓴 약이 몸에는 달다’는 말이 있다. 맛은 없어도 몸에는 좋다는 뜻이다. 차(茶)가 그렇다. 특별한 맛이 없이 쓰고 떫지만 몸에는 이로운 성분이 가득하다.

동양에서 차는 5000년의 역사를 지닌 ‘문화’지만 서양에서는 최근 들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01년 200여 곳에 불과했던 미국 내 찻집은 2006년 1700여 곳으로 늘었다. 암 예방, 면역력 강화, 노화방지 등 차의 효능이 연구결과를 통해 속속 입증되면서 미국의 차 산업 매출액이 61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발표됐다.

차를 간편하게 즐기기 위한 차 음료시장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옥수수수염, 검은콩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차 음료도 등장했다.

그러나 ‘차’라고 해서 모두 같은 차는 아니다. 녹차, 홍차, 백차, 우롱차 등은 차나무 잎으로 만든 ‘순수 차’다. 옥수수차, 둥굴레차, 결명자차, 메밀차 등은 과거 녹차를 쉽게 마실 수 없던 서민들이 차의 맛을 느끼기 위해 녹차 대신 마시던 ‘대용 차’다. 모든 차가 고유한 맛과 영양을 가지고 있지만 녹차만큼 깊은 맛과 다양한 성분을 지닌 차는 흔치 않다.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만든 혼합음료는 몸에 좋은 성분이 함유돼 있지만 대부분 묽어서 큰 효능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녹차 음료는 다르다. 녹차 잎을 그대로 우려내 제조한 음료에선 녹차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얻을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녹차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동원 F&B의 ‘보성녹차’는 국내 녹차음료의 대표로서 시장점유율 1위(52.3%·2008년 기준)를 달리고 있다. 이 제품은 저온추출(LTE) 공법을 사용해 떫은 맛은 줄이고 깔끔한 뒷맛을 살림으로써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젊은층의 입맛에도 어필하고 있다.

○ 녹차 음료 한 병, 남성 직장인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

“일어나면 습관처럼 신문과 담배를 찾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김진만 씨(38)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담배 한 개비와 신문을 들고 화장실로 간다. 김 씨의 이런 습관은 10년 뒤 성인병을 예고한다. 흡연은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일수록 동맥 경화 등 각종 심혈관질환에 더 쉽게 노출된다.

이런 사람에게는 녹차음료를 권할만하다. 녹차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능이 있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일본 센다이의 도후쿠대 신이치 구리야마 박사팀이 1995년부터 7년간 4만 530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 5잔 이상 녹차를 마신 사람은 1잔 이하로 마신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평균 20% 이상 낮았다.

녹차 음용이 생활화된 일본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흡연량은 많지만 동맥경화나 폐암발생률이 낮은 편.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이를 가리켜 ‘재팬 패러독스(Japan Paradox)’라고 이름 붙였다.

○ 중국 고대 미녀 서시와 양귀비, 녹차로 미모를 지키다

“피부 건강, 녹차 한 병으로 지켜요.”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김미영 씨(30·여)는 나이답지 않은 매끈한 피부를 자랑한다. 김 씨는 이를 모두 녹차덕분이라고 말한다. 업무 특성상 야근과 밤샘 근무가 많지만 틈 날 때마다 마신 녹차가 피부를 건강하고 맑게 지켜줬다는 것.

중국 고대 ‘4대 미녀’로 꼽히는 인물인 서시와 양귀비는 녹차를 즐겨 마셨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춘추전국시대 월(越)나라의 이름난 미인이었던 서시는 중국의 녹차 산지인 향주에서 태어나 녹차를 마시며 고운 피부와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대표미인 양귀비는 녹차를 우린 물로 목욕을 즐겨하면서 피부노화와 비만을 예방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녹차는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피부의 재생능력을 활성화시키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의 흡수를 억제해주고 몸속 독성물질을 밖으로 배출해 주기 때문이다. 녹차음료를 꾸준히 마시면 체내 독소가 빠지고 수분이 충분히 공급돼 피부가 탱탱하고 촉촉해진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연구팀이 70대 남성 5명의 엉덩이에 녹차 추출물을 주 3회씩 6주간 바른 결과, 엉덩이 표피 두께가 평균 0.1mm에서 0.17mm로 젊은 사람의 피부처럼 두껍게 살아나는 것을 확인했다.

○ 다이어트 한다면? 녹차 드세요!

“녹차 음료 2L를 매일 물처럼 마셨어요. 처음에는 떫은 맛도 약간 나긴 했지만 요즘에는 익숙해져 깔끔한 맛이 제대로 느껴져요.”

올해 여름휴가 석 달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한 여대생 이정은 씨(22). 이 씨는 하루 세끼를 챙겨 먹으면서 갈증이 날 때마다 녹차음료를 마셨다. 평소 즐겨마시던 과일주스와 탄산음료는 마시지 않았다. 짧은 거리는 걷는 습관을 들였다. 석 달 후 이 씨는 5kg이 빠졌다. 피부는 몰라보게 맑아졌다. 그녀는 “꼭 다이어트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꾸준히 녹차를 마실 것”이라고 말했다.

녹차는 기초대사량을 높여 에너지 소비를 촉진시킨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성인 남자 10명에게 카테킨(녹차의 떫은 맛 성분)을 투여한 결과, 기초대사량이 평균 3.5% 이상 증가했다. 독일에서는 비만환자 70명에게 녹차추출물을 석 달간 마시게 한 결과, 체중과 허리둘레가 평균 4%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충치균 억제부터 생리통 완화까지 ‘팔방미인’ 녹차의 효능

직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양치질을 할 수 없다면 녹차 한 모금으로 입을 헹궈주는 것은 어떨까. 녹차는 입 냄새를 제거할 뿐 아니라 프라그와 충치균을 억제해 충치예방 효과도 있다.

녹차는 식중독도 예방한다. 일본 시즈오카 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점심식사 후 물이 아닌 녹차를 마시게 해 식중독과 충치를 동시에 예방하는 효과를 거뒀다.

서울대 치대 연구팀도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녹차가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는지를 연구한 결과, 녹차를 마신 아이들의 충치 유발 세균수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녹차는 탈모를 일으키는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해 탈모를 예방하는데도 효과적이다.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의 흡수를 막아 여성들의 생리통을 완화하고 남성들의 정자 수 감소를 막는 효과도 있다. 녹차는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UCLA) 의대 연구팀이 선정한 ‘건강음료 베스트 10’에서 9위에 오르기도 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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