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低價) 상품의 대명사로 알려진 대형할인마트. 대형마트에 자연주의를 표방한 프리미엄 제품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판매 방향이 ‘Low Price(저가, 싼 가격)’에서 ‘Well Product(좋은 제품)’로 바뀌고 있는 것.
특히 저지방, 저칼로리, 저염 등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가격을 낮추는 데에만 집중하던 대형마트가 판매 전략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무조건 싼 것만을 고집하던 주부들도 과거와 달리 가격이 그리 낮지 않더라도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는 건강한 음식 재료나 프리미엄 식품을 적극적으로 입점 시키는 한편, 중소기업과 협력해 제품을 출시하는 등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제 대형마트에서도 유기농 농산물, 자연주의 식품, 기능성 프리미엄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 고기능성 소금, 고급 차도 저렴하게 구입 가능
제품의 질만 보장되면 어느 정도의 비용 지출을 감수하는 요즘 소비자의 소비 트렌드를 읽은 신세계 이마트는 백화점이나 식품전문매장에서 판매했던 프리미엄 제품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이마트에 입점한 기능성 소금 레퓨레 ‘리염’이 대표적인 사례. 리염은 국산 천일염에 키토산을 분자 결합해 체내 흡수가 원활한 것이 특징. 혈압을 낮추는 기능이 있어 당뇨, 고혈압 등 식이요법에 각별히 신경써야하는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레퓨레 측이 밝히고 있는 리염은 그동안 백화점이나 유기농 전문매장에서만 판매됐다.
리염은 천일염에 붉은대게(홍게)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특수 결합시킨 소금. 체내에 쓰고 남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소금으로 인정받아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이마트는 친환경, 참살이(웰빙) 트렌드에 부합하는 우수상품을 발굴하기위한 목적으로 개최한 박람회에서 리염의 입점을 결정했다.
마기환 이마트 가공식품 담당과장은 “리염이 고가(高價)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면서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일반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 개장한 차(tea) 전문 매장도 눈길을 끈다. 이마트는 차 전문 브랜드 티젠을 들여오면서 차 전문매장 ‘다미안(茶美安)’을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원에서 생산되는 80여 가지 우수 품질의 잎차를 비롯해 노화방지, 암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진 차를 판매한다. 500년 이상 된 야생 나뭇잎으로 만든 보이차와 카페인을 제거한 보이차도 선보인다. 마시면 속을 편안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어 몸이 찬 사람이 마시면 좋은 차, 콜레스테롤을 낮춰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차 등 이제껏 차 전문매장에서 볼 수 있었던 제품을 마트에서도 접할 수 있다. 재료를 생산지에서 직수입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다.
노병간 이마트 커피·차 담당 과장은 “각국의 다양한 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차를 테마로 한 복합문화매장을 기획했는데 고객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자연주의 프리미엄 PL 제품 등장
대형마트는 자연주의 제품을 선별해 자체 브랜드(PL·Private Label)를 붙인 제품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최근 제품의 질은 향상시키고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PL 제품을 속속 선보였다.
이마트는 특히 소금, 설탕 등 식재료의 건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제염 대신 천일염을 넣은 ‘콘앤스위트’ ‘나트륨을 줄인 양념세트’ ‘1/2나트륨 양조간장’ 등이 대표적이다. ‘설탕을 줄인 모과차·대추차’ ‘설탕 무첨가 100% 과일잼후르츠’ 등 저칼로리 제품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제품.
롯데마트는 ‘황토 가마에 구운 식탁 재래 김’ ‘무농약 발아 흑미’ ‘내 몸 사랑 생조기부산어묵’ 등 자연친화적인 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 마기환 과장은 대형마트의 이런 변화에 대해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고, 생산업체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면서 “대형마트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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