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사소한 뒷맛

  • 입력 2009년 9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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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승 9단 ● 배준희 2단
예선 결승 10국 하이라이트(135∼148) 덤 6집 반 각 3시간

프로기사들은 유리할 때 께름칙한 뒷맛을 없애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뒷맛이 있으면 계속 신경이 쓰이기 때문.

흑을 든 배준희 2단이 초반부터 기민하게 실리를 차지해 우세를 확보했다. 상변에 백 세력이 좋긴 하지만 흑이 이미 중앙에 머리를 내밀고 있어 큰 집을 만들긴 힘든 상황.

배 2단은 반상을 둘러보더니 ‘가’의 뒷맛을 없애기 위해 흑 135로 단수 친다. 이로써 근심거리가 사라졌다고 본 것. 하지만 흑이 근심해야 할 곳은 따로 있었다.

백 138의 끼움이 통렬했다. 어느 쪽을 단수 쳐 이어도 흑이 끊어진다.

배 2단은 16분 남짓 고민했으나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흑 두 점을 내주고 중앙을 하변과 연결시키는 것으로 타협했지만 백 148로 지키자 역전됐다.

참고도를 보자. 흑 1처럼 한 칸 더 백진으로 뛰어들었으면 집으로도 크고 실전과 같은 백의 맥점도 방비할 수 있었다. 백 2의 뒷맛도 흑 3, 5면 별 피해 없이 막을 수 있다. 눈앞에 사소한 뒷맛을 없애려다 눈에 안 보이는 뒷맛을 놓친 셈이다.

소비시간 백 2시간 40분, 흑 2시간 20분. 251수 끝 백 2집 반 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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