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개콘을 녹화하는 날이다. 이날은 10주년 특집을 녹화했다. 1999년 7월 18일 파일럿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일요일 밤의 열기'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4일 오후 9시 정규 편성 1회 '개그콘서트'가 나갔다. 10주년 특집 녹화에 앞서 분장실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10년 전 개콘을 만들었던 박중민 PD는 이제 CP(책임 프로듀서)로 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박 CP는 "파일럿을 내보낸 뒤 앞으로 어떻게 하나 걱정뿐이었는데 어느덧 10년이 됐다"면서 "KBS가 평균 2개 이상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꾸준히 끌고 와 우수한 연기자, 작가, PD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면서 코미디 저변을 넓힌 것이 장수 비결"이라고 말했다.
박 CP가 "지난 10년 간 평균 시청률이 19%를 기록했다"고 밝히자 자리를 함께 한 개그맨 유상무, 김병만, 이수근, 장동민 씨와 개그우먼 안영미, 강유미, 신봉선 씨 등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1회부터 개콘에 출연한 개그맨 김대희 씨는 "파일럿을 녹화하던 때가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고 유세윤 씨는 "아직도 다른 방송에 출연할 때는 겁이 나는데 개콘은 경쟁을 해야 하지만 언제나 즐겁다"고 말했다. 박성호 씨는 "개콘은 개성 있는 연기를 살려주는 무대"라고 평했다.
2000년 조연출로 개콘과 인연을 맺은 김석현 PD는 "가족보다 많이 만나는 '친구'들인데 무한경쟁 체제로 운영하다보니 프로그램에서 탈락될 때 마음이 아프다"면서 "프로그램이 상을 받을 때보다 개콘을 거쳐 밖에서 큰 연기자로 성장한 이들을 볼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김 PD는 "10주년 특집방송은 한 시즌을 마감한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내년, 내후년 개콘이 계속 나갈 수 있도록 신인 연기자 양성 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10주년 특집 개콘에는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소녀시대, 임창정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으며, '사랑의 카운슬러' '고음불가' '대화가 필요해' '사랑의 가족' 등 과거 인기 코너를 재현했다. 이날 개콘은 전국 남녀 9500명을 설문조사해 '시청자들이 뽑은 개콘 베스트 5'도 소개했다. 베스트 코너에는 '대화가 필요해', 베스트 캐릭터는 '옥동자'(정종철), 베스트 유행어는 '그까이꺼 뭐 대충'(장동민)이 뽑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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