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연주에서 가끔씩 한 음표를 치는 심벌즈나 큰북 연주자들은 그 악기만 연습하나요. 수당은 다른 연주자들과 같나요.(구본재·19·서울 서초구 잠원동)
전공을 ‘타악기’로 정하는 그 순간부터 타악기 연주자들은 수많은 악기를 연습해야 합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빠질 수 없는 팀파니 외에도 큰북과 작은북, 심벌즈, 캐스터네츠, 탬버린, 공(서양식 징), ‘건반 타악기’로 불리는 실로폰과 마림바 등 헤아릴 수도 없죠. 팀파니 외에 가장 많이 연습하는 것은 작은북입니다. 예리한 리듬감을 익힐 수 있어 타악기 연습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랍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수당은 크게 본봉(월급)과 연주수당으로 구분됩니다. 월급은 얼마나 오래 근무했나와 악장 같은 직무를 맡았는가에 따라 정해집니다. 연주수당은 대개의 경우 한 연주회에 출연한 연주자 전원이 똑같이 받습니다.
“끊임없이 손을 놀리는 연주자와 이따금 소리를 내는 연주자가 같은 수당을 받다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타악기 연주는 보기와 다릅니다. 심벌즈를 예로 들어볼까요. 부딪치는 양면이 정확히 맞도록 신경을 써야죠, 부딪친 뒤에는 소리가 확산되도록 앞쪽으로 펼쳐 들어주어야 합니다. 소리가 갑자기 줄어드는 ‘포르테피아노’를 내려면 양쪽 심벌을 부딪친 뒤 신속히 옷에 갖다대야 합니다. ‘트레몰로(떠는 소리)’를 요구하는 지휘자도 있는데 심벌즈를 부딪친 뒤 쉴 새 없이 흔들어주어야 한다고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타악기 수석인 김광원 씨는 설명합니다. 타악기는 대부분 ‘튀는’ 음색을 가지고 있어 다른 연주자보다 실수가 쉽게 노출된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게다가 지휘자마다 요구하는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에는 수십 개씩의 심벌즈나 트라이앵글, 작은북이 있기 마련이랍니다.
음표를 ‘가끔’ 연주한다는 점도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에는 단 한 번 심벌즈의 강타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언제 정확히 심벌즈를 쳐야 할지 기다리다 보면 오히려 헷갈려 진땀이 나온다네요. 이 때문에 많은 타악기 연주자들은 연주 시작부터 빼곡하게 음표가 이어지는 제1바이올린 악보를 넘겨가며 ‘단 한 번 강타’의 순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큰북 같은 악기는 비교적 쉬워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악기 연주자가 대신할 수도 있을까요? 일정한 리듬이 이어지는 행진곡이라면 몰라도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레퍼토리에서는 어렵다고 김 씨는 얘기합니다. 국내 오케스트라 역사의 초창기인 1950, 60년대에는 간혹 다른 악기 연주자가 간단한 타악기를 연주할 때도 있었답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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