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합정동 천주교 절두산 순교박물관이 순교자들과 관련된 근현대 희귀 유물을 전시한다. ‘믿음, 그 시작과… 흔적’이라는 제목으로 5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1821∼1846)를 비롯한 103위의 시성 25주년과 박물관 재개관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이다.
전시 유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845년 김대건 신부가 그린 ‘조선전도(朝鮮全圖)’. 이 지도는 1996년 김대건 신부의 순교 150주년을 기념해 고 최석우 몬시뇰이 파리국립도서관에 있던 원본을 복사해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이 지도에는 독도가 ‘Ousan’으로 표기돼 있다. 박물관장인 변우찬 신부는 “조선전도는 처음 전시하는 것으로, 조선 곳곳의 지명을 우리 발음 그대로 로마자로 표기한 최초의 지도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붙잡힌 천주교 신자들의 재산 일체를 몰수, 처분한 내용을 기록한 ‘사학한가사변물방매성책(邪學漢家舍(변,판)物放賣成冊)’과 1868년 3월에서 6월까지 충청도에서 붙잡힌 신자들의 거주지, 성명을 담은 ‘공충도사학죄인성책(公忠道邪學罪人成冊)’ 등도 눈여겨볼 유물이다. 초대 주한 교황청 대사로 6·25전쟁 때 북한군에 체포되어 옥사한 패트릭 번(한국명 방일은·1888∼1950) 주교의 주교좌(主敎座) 등 한국 천주교의 순교 관련 유물 79점을 선보인다. 02-2126-2237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25주년 기념축제’를 연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