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맨얼굴’ 20선]작품 뒤에 숨겨진 ‘거장의 욕망’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루벤스에게 그림을 의뢰하는 고객들은 한 점만 사기 어려웠다. 루벤스가 자신의 그림 외에 자신이 수집한 ‘더 훌륭한’ 화가의 작품까지 사게 만드는 ‘끼워 팔기’ 전술을 썼기 때문이다.

헨델의 아버지는 헨델을 법률가로 키우고 싶어 했다. ‘음악가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고집불통 아들은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가의 길을 택했다.

클림트는 자신의 작품을 위해 포즈를 취한 많은 여인과 사랑을 나눴다. 그는 모델들에게서 예술적 영감과 정신적 안정을 얻었다. 그중 아델레 블로흐바우어는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클림트의 걸작들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마찬가지로 로트레크에게는 아브릴, 벨라스케스에게는 마르가리타가 있었다.

‘2009 책 읽는 대한민국’의 여섯 번째 시리즈 ‘예술가의 맨얼굴’ 20선을 7일 시작한다. 예술가의 어린 시절, 걸작에 담긴 복잡하거나 단순한 심리, 고뇌와 시련, 작품에 영향을 끼친 주변인 등 예술가의 인간적인 면모와 작품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다.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와 강혜진(시공사), 손희경(아트북스), 김윤경 씨(김영사) 등 예술 책 담당 편집자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팀이 선정했다.

문학과 철학, 예술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하는 작가 서지형 씨의 ‘속마음을 들킨 위대한 예술가들’은 고흐, 레오나르도 다빈치, 앤디 워홀 등 예술가 12인의 숨겨진 욕망을 파헤쳤다. 성적(性的) 표현으로 가득한 작품을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여성공포증에 시달렸던 살바도르 달리, 만나는 여자마다 거부했던 강박증 소유자 에드바르 뭉크 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역사와 미술 분야 전문 에세이스트인 영국의 오브리 메넨 씨는 ‘돈을 사랑한 예술가들’에서 경제적 측면으로 본 걸작의 이면을 파헤쳤다. 니시하라 미노루 일본 도호가쿠엔대 음악학부 교수는 ‘클래식 명곡을 낳은 사랑 이야기’에서 명곡 탄생에 영향을 끼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불멸의 연인에게 순수한 사랑을 바친 베토벤, 은사의 아내에게 은밀한 열정을 품은 브람스 등의 사연이 실렸다.

박홍규 영남대 법대 교수가 쓴 ‘예술 정치를 만나다’는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다룬 책. 많은 예술가가 정치와 조화를 이뤘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예술 세계와 인생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이 밖에 위대한 음악가들의 어린 시절을 다룬 ‘음악에 미쳐서’, 관습을 뒤엎고 전통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천재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들여다본 ‘센세이션전-세상을 뒤흔든 천재들’, 화가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던 모델들을 조명한 ‘화가와 모델’ 등을 소개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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