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소스의 비밀을 찾아서 (上) 타바스코소스 편

  • 입력 2009년 9월 7일 02시 59분


150년 전통 핫 소스의 귀족, 오크통 3년 숙성한 타바스코소스
타바스코고추, 소금, 식초만으로 만들어 캡사이신과 비타민 풍부해…
다이어트 · 항암 · 항산화 효과 우수

매운 낙지볶음, 불닭, 매운 떡볶이, 매운 해물찜….

입 안을 화끈거리게 하는 매운 맛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음식이다. 정신이 번쩍 드는 매운 맛에 땀을 흘리고, 눈물을 훔치면서도 매운 음식을 찾게 되는 이유는 뭘까. 매운 맛이 가진 매력에 빠져서다.

서울 강남의 한 인도 카레식당은 매운 정도에 따라 단계를 매겨 고객이 단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매운 단계 메뉴의 이름은 ‘지옥문’이다. 음식을 입에 넣으면 혀가 아리는 듯 얼얼하면서 뜨거운 기운이 서서히 올라 머리끝까지 띵할 정도. 먹다보면 이마에 맺힌 땀이 식어 오한을 느낄 정도지만 매운 맛에 빠진 사람들로 식당은 늘 문전성시다.

매운 맛의 중심엔 ‘고추’가 있다. 고추는 그냥 먹거나 요리의 재료로 사용되지만 소스로 만들어 음식에 곁들이면 요리의 맛을 돋운다. 한국의 고추장, 일본 고추냉이, 멕시코 칠리, 살사소스, 중국 두반장, 인도네시아 삼발 등 나라마다 대표적인 매운 소스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타바스코소스’는 피자, 햄버거, 스파게티, 치킨 등을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매운 소스다. 톡 쏘는 향과 매콤한 맛의 타바스코소스는 150여 년 전 미국에서 탄생했다. 미국의 맥킬레니 사(社)는 하루 60만 병의 타바스코소스를 생산해 세계 160개국으로 수출한다.

이 소스가 국내에서 판매된 지는 20년이 넘었다. 이후 타바스코소스 만의 매운 맛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늘면서 이젠 대형 할인마트나 인근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스로 자리 잡았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매운 맛, 타바스코소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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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무통에서 발효시켜 깊고 부드러운 맛

타바스코소스는 멕시코 고추의 한 종류인 타바스코고추로 만들었다. 타바스코고추는 한국에서 자라는 고추 중 가장 매운 고추로 꼽히는 청양고추에 비해 2∼3배 더 맵고, 톡 쏘는 향이 강하다.

타바스코소스의 맛의 비결은 오랜 숙성과 발효과정에 있다. 잘 익은 타바스코고추를 으깬 뒤 소금을 첨가해 참나무통에 넣어 발효시킨다. 발효시킨 타바스코고추에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 고급식초를 섞어 숙성시킨다. 발효와 숙성에 걸리는 시간만 총 3년. 와인처럼 오랜 시간 숙성을 거쳐 만들어 깊고 부드럽다. 똑 쏘는 듯한 느낌의 새콤함과 타바스코고추만의 매콤함이 어우러졌다.

타바스코소스는 칵테일과도 잘 어울린다. 칵테일 한 잔에 타바스코소스를 4, 5방울 넣어 먹으면 혀끝이 천천히 얼얼해지면서 술의 맛과 향을 더욱 돋운다. 더불어 숙취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타바스코소스는 국제우주정거장, 우주왕복선에 공급하는 공식적인 우주식량 메뉴다. 히말라야 등산가들에게도 작은 양으로도 입맛을 돋우는 타바스코소스는 필수품으로 꼽힌다. 1991년 걸프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에게 보급했던 전쟁물품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타바스코소스였다.

○ 소스의 비밀은 ‘그들만’ 알고 있다

타바스코소스는 암염(巖鹽)으로 이뤄진 미국 루이지애나 주 에이버리 아일랜드에 살고 있던 에드먼드 맥킬레니에 의해 만들어졌다.

맥킬레니 가족은 남북전쟁이 끝난 후 1866년에 멕시코에서 건너온 한 떠돌이 여행자로부터 타바스코의 씨를 얻었다. 매콤하면서 독특한 씨앗의 맛을 본 맥킬레니는 농장에 씨를 심고 수확해 소스를 개발했다. 수차례 제조 과정을 거쳐 소금의 비율과 숙성기술을 터득했고, 고품질의 소금과 식초를 혼합해 현재의 타바스코소스를 완성시켰다.

맥킬레니 가문은 여전히 그곳에서 당시 개발된 제조법을 아직까지 그대로 사용하며 맛의 맥을 잇고 있다. 단, 맛의 비밀은 대를 이어 회사를 운영하는 가족에게만 물려준다.

타바스코소스는 자연산 고추, 식초, 소금으로만 만든다. 루이지애나 주 에이버리 아일랜드에서 재배되는 타바스코고추에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암염을 사용한다. 숙성과 발효를 거치기 때문에 방부제는 넣지 않는다.

빨갛게 익은 타바스코고추만을 선별해 제조하므로 인공첨가물이나 인공색소를 첨가하지 않는다.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없어 살찔 염려가 없다.

○ 다이어트, 스트레스 해소, 항암·항산화 효과

타바스코소스에는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캡사이신은 고추에서 추출되는 무색의 휘발성 화합물.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 몸에 열이 나게 해 에너지 소비를 높여 다이어트에도 효과적. 캡사이신의 이 같은 효능이 알려지면서 일본에서는 한때 ‘고추 다이어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캡사이신은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할 뿐더러 뇌신경을 자극해 엔도르핀을 분비시킴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하거나 짜증날 때 자신도 모르게 매운 음식을 찾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운 맛이 위에 자극적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캡사이신 성분은 위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 국립 싱가포르대 연구팀은 캡사이신 성분이 위 운동을 촉진시키고 위 점막을 보호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캡사이신은 암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영국 노팅엄 대 의과대 티모시 베이츠 교수팀은 캡사이신이 암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해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캡사이신은 남성의 정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캡사이신이 중추신경을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키면 심장박동이 높아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정력이 높아지는 원리. 모세혈관을 수축시키고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켜 흥분을 유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추에는 감귤의 2배, 사과의 30배가량의 비타민 C가 들어있어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고추에 들어있는 비타민 A는 호흡기 계통의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증진시킨다.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과학자 알버트 스젠트 박사가 고추의 껍질에서 발견한 비타민 P는 피부를 보호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피부의 염증을 억제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타바스코소스에는 캡사이신 외에도 유기산, 아미노산 등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 TABASCO○R(등록기호) 와 타바스코○R(등록기호)는 정식으로 등록된 마크로써 타바스코소스 병 디자인과 라벨은 맥킬레니 사의 독점적 재산이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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