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고통을 겪으면 노조원도 아픔을 겪는 것 아니겠습니까. 모두 한 배를 탄 만큼 노조원들도 영진위의 어수선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7일 영진위 새 위원장에 임명된 조희문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52·사진)는 전화 인터뷰에서 “어수선한 시기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영진위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영진위가 한국영화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한국영화가 잘되도록 돕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서 임명장을 받았다.
조 신임 위원장은 영진위와 영화계, 영진위 내부의 노사 갈등 수습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특히 강한섭 전 위원장이 노조와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물러난 점을 감안한 듯 “소통을 위해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겠다. 마주 보고 얘기하면 이해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진위 사측은 3월 계약직 재임용 문제로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노조가 폭력을 휘둘렀다며 노조위원장, 사무국장, 정책연구부장을 고소한 상태다. 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시간을 달라”고 답했다. 영진위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성적을 받았던 데 대해서는 “전임자들도 열심히 했지만 그 일이 변화의 필요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성 영화 마케팅 지원제도 폐지, 영진위 기능 축소론, 공공기관 선진화를 위한 조직 개편 등 예민한 사안에는 “통합과 신뢰를 위해서는 당분간 위원장이 말을 적게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조만간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중앙대 연극영화과(석·박사)를 나와 경인일보 기자,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 출범 시 인수위원회 자문위원도 지냈다. 조 위원장의 임기는 강 전 위원장의 남은 임기인 2011년 5월 27일까지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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