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 씨(61·사진)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홀에서 열린 광화문포럼 강연회에서 “안중근은 역사 속에서 여러 세력의 필요에 따라 여러 갈래로 찢겼으므로 그의 본래 모습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여러 시대를 통해 다양한 세력이 안중근의 전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필요한 부분은 부각시키고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봉인해 묻었다”며 △일본 제국주의 △공화주의자 △민중주의자 △가톨릭 △혁명론자 △독립운동의 각 노선 차이 △민족주의자 등을 ‘안중근에게 봉인을 덧씌운 일곱 가지 세력’으로 꼽았다. 그 예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식민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안중근 관련 자료를 없앴고, 공화주의자들은 그의 군황주의적 면모를, 민중주의자들은 엘리트주의를 봉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씨는 ‘문학과 사회’란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으나 “갈수록 말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잘 모르는 것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주제를 바꿨다. 질의응답 시간에 이 씨는 소설가 황석영 씨의 대통령 순방 동행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황 작가가 대통령과 노선을 같이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당시 동행은 작가에게나 대통령에게나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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