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 오르기 전 관람 에티켓을 안내하는 방송은 구수한 판소리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어 안내 역시 판소리로 이어진다. 극은 건물 7층 높이인 40×30m짜리 대형 스크린에서 시작된다.
하늘은 타악 가문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소리에 감탄해 스스로 울리는 북을 선물한다. 타악 가문의 남자는 연인보다 북을 더 사랑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현악 가문의 여자는 북을 찢어버리고 만다. ‘철천지원수’가 된 두 가문. 현악 가문은 하늘의 저주로 귀신이 된다. 귀신이 된 현악 가문은 100점짜리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숙명을 지고 있다. 현악 가문 네 딸은 판소리, 가야금, 해금, 전자 바이올린, 대금 연주자로 구성돼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100점은 어림도 없다. 타악 없이는 완전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세계에 사는 타악 가문의 3남 2녀는 아버지의 스파르타식 훈련에 따라 두드림을 연마한다. 눈 가리고 아버지의 두드림 따라하기를 비롯해 마술, 상모돌리기, 비보잉, 사물놀이가 신나게 이어진다. 두드리면 ‘오케이’ ‘소리’라는 영어단어가 울리는 전자 북과 비트박스, 17m 높이에서 하는 공중발레가 눈길을 끈다. 관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은 대부분 타악 가문 장면에서 나온다.
박자 맞춰 박수치기, 전자 북 치기 등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장면이 극 곳곳에 숨어 있다. 참여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볼 것! 배우가 선물도 준다.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흥겨운 공연이다.
지난달 25일 시작한 무기한 공연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아트홀, 오후 8시(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시간 80분, 5세 이상. 5만 원. 02-789-5663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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