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바둑읽어주는 남자] 최고의 치매 예방법 껌 씹으며 바둑 두기?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꽤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경북 경주시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는 기사였지요.

이 기사가 왜 눈길을 끌었는가 하면, 노인의 치매 예방책으로 내놓은 것이 ‘현미 덤벨 체조’와 함께 ‘껌 씹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주 시는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48군데 경로당을 순회하며 65세 이상 어르신 1127명을 모집했고 다음 달부터 이 분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무려 10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1127명의 어르신들은 10년 동안 매일 집에서 오전과 오후 2차례 15분씩 현미 덤벨 기구로 운동을 하며 껌을 씹게 된다는 것입니다. 경주 시는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치매예방을 위한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라는군요.

사실 ‘치매예방’하면 ‘바둑’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뇌의 노화방지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두뇌를 계속해서 굴려주는 것이 최선인데, 여기에 바둑만한 게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바둑이 치매예방에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아주 최근의 사례도 있지요. 9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시에서는 전국어르신생활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4300명의 어르신들이 참가해 14개 종목에서 노익장을 겨루셨습니다.

4300명의 어르신 중 최고령 어르신은 무려 94세의 오재용 할아버지. 이 오 할아버지께서 참가하신 종목이 바로 바둑이었습니다. 지금도 매일 집 근처 복지관에 나가 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바둑을 두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날마다 두뇌 트레이닝을 하고 계시니 치매가 범접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바둑이 치매예방에 좋은 만큼 어르신들께 바둑을 보급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평소 치매예방을 위한 바둑교육은 젊은이들에 대한 그것과 확실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이 다르니까요. 치매예방을 위한 바둑은 첫째 이기고 지는 일에 무심해야 하며, 둘째 지나친 속기 또는 지나친 장고를 피해야 하고, 셋째 무조건 즐겁게 두어야 합니다. 승부욕이 지나쳐 혈압이 쑥쑥 오른다면 치매 잡으려다 고혈압으로 가는 수가 있으니 반드시 피해야 할 일입니다. 지나친 속기는 머리가 아닌 팔운동에 불과하므로 금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세 수만 읽자’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지나친 장고 역시 심신을 크게 소모시키므로 좋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 기사를 읽다 보니 엉뚱한 생각이 드는군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치매 예방법은?

‘껌을 씹으면서 바둑 두기’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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