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기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 연출에 참여한 듀에인 클라크 감독이 11일 ‘2009 서울 드라마어워즈’에서 미국 대통령 암살을 다룬 영국 드라마 ‘13: 더 컨스피러시’(2008년)로 연출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이번 수상작은 4시간 분량의 단편 드라마로 한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기 시리즈물에 비해 감독의 역량을 크게 발휘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클라크 감독은 CSI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뉴욕 등 세 시리즈에 모두 참여했다.
CSI의 인기에 대해서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미스터리한 요소를 곳곳에 넣고 한 편에 350만 달러(약 42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로 영화와 같이 연출한 게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적 증거로만 사건을 해결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CSI에선 총알이 코와 뇌를 관통한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수사관들이 시체의 콧속에 나무막대기를 넣는 장면 등을 넣었다”며 “시청자들이 ‘징그럽다’면서도 즐겨 보는 것은 이 같은 사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라크 감독은 미국 드라마의 제작 과정에 대해 “일종의 ‘기계(머신)’와 같아서 한 시리즈에 5∼7명의 감독이 참여하며, 내가 1편을 편집하고 있으면 다른 감독이 2편을 찍고 또 다른 감독은 3편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 미국 의학 드라마 ‘3 리버스’도 연출했다. 그는 “헤니는 굉장히 멋진(nice) 사람으로 내가 한국에 간다고 하니 자신의 아파트에서 묵으라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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