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만여 명의 얼굴을 만진 의사가 말하는 성형의 5가지 비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병원 광고와 연예인 사진에 현혹되지 말아야, 인터넷 정보 100% 믿어선 안 돼
지난달 3일 MBC의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성형수술의 부작용에 대한 심층 보도가 방송됐다. 성형외과 비전문의가 자신이 성형외과 전문의인 것처럼 병원 간판을 달거나 과대, 과장광고로 환자를 현혹시키는 실태를 고발한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한개원의협회에 따르면 현재 성형외과를 진료과목으로 신고한 병의원은 서울에만 839곳(전문의와 비전문의가 포함된 수치)이다. 병원마다 최첨단 기계와 의약품을 구비하고, 지하철, 버스, 잡지, 포털 사이트에 병원 시설과 수술 수준을 자랑하는 광고를 한다. 그러나 어떤 병원에서 어떤 시술을 받는가에 따라 수술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자칫 1mm 오차로 ‘짝눈’이 되거나 ‘돼지 코’가 될 수도 있는 것.
‘이 성형외과가 과연 믿을 만한지’를 가늠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은 바로 소비자(환자)들의 ‘입소문’이다. ‘드림성형외과’가 주목 받고 있는 건 이런 맥락에서다. 성형의 ‘메카’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이곳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수술 환자의 80% 이상이 ‘다른 환자의 소개로 찾았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드림성형외과는 개원 초와 비교해 병원의 규모, 의료진, 환자 수가 5배 이상 성장했다. 개원 10년 만에 브랜드 병원 1세대로 자리 잡았다.
드림성형외과 본원의 박양수 대표원장에게 성형수술에 관해 물었다. 박 원장은 2만여 명의 여성과 성형에 관해 상담하고, 1만여 명의 환자를 수술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성형에 관한 질문’ 6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21년 경력의 성형외과 전문의가 본 성형이란?]
① 미인은 정해져있다?
미인, 미남을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이목구비의 모양만으로 따질 수도 없고 개인적인 취향과 이상형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박양수 원장은 미의 잣대를 ‘얼굴형, 이목구비 등의 비례와 간격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가’를 꼽았다. 또 “얼굴 크기가 작고 선이 부드러우며 피부가 얇을수록 수술 후 미인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② 신뢰받는 성형외과의사의 조건은 ‘기술력’이다?
박 원장은 “성형외과 의사는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특히 성형외과는 소신과 원칙이 꼭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수술 범위와 정도에 대한 나름의 원칙 없이 환자의 요구대로 무리하게 수술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 염증, 기능적 장애, 부작용 등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성형수술에 사용되는 보형물도 천차만별. 코 성형에 사용되는 보형물의 가격은 1만원부터 150만원까지 다양하다. 의사의 원칙에 따라 환자의 상태와 수술가격에 적절한 보형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로서는 수술이 끝난 뒤 이미 콧속에 들어가 있는 보형물로 어떤 것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박 원장은 “드림성형외과는 ‘원칙’에 따라 수술한다는 사실을 환자들은 이미 널리 알고 있다”면서 “드림성형외과의 의료진들도 이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곳은 환자의 보호자나 다른 의사들이 수술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수술 관전실’을 갖추고 있다. 수술의 투명성과 수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 수술실과 진료실의 위생, 청결상태는 여타 대학병원 수준이며, 수술도구와 물품은 반드시 소독을 거치거나 1회용을 사용한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③ 광고를 많이 하는 병원이 좋은 병원?
박 원장은 “성형외과가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러한 병원 중 일부는 성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곧바로 개원한 병원인 경우일 수도 있다는 것. 수술경험이 적거나 다양한 사례의 환자를 대처해본 경험이 부족한 병원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박 원장은 조언했다.
박 원장은 “병원들이 홈페이지에 연예인의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사려 깊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러 병원에서 다양한 시술을 받는 연예인이 있기 때문에 그 병원이 연예인의 지금 모습을 100% 만들어냈다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특히 성형은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를 100% 믿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환자가 직접 병원을 찾아가 성형외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수술을 결정해야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
[코 성형술의 전문의, 성형을 말하다]
④ 그는 왜 코를 선택했나?
어렸을 때부터 예술과 공학에 관심이 많았다는 박 원장은 “코처럼 입체적인 부위를 다듬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개원 후엔 코 성형에 사용되는 보형물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시작했다. 10여 년 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던 고어텍스를 코 성형에 적용시켰고 그에 따른 임상연구결과를 국내외에 발표했다. 현재 고어텍스 보형물은 대중화돼 많은 병원에서 사용된다.
또 박 원장은 콧대를 높이는 보형물, 코끝을 세우는 보형물, 콧속 지지대로 사용하는 보형물 등 보형물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부위마다 가장 적절한 보형물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개인의 얼굴 특성과 코의 모양에 따라 진피, 지방, 연골(귀, 늑골, 비중격), 실리콘, 고어텍스 등 다양한 보형물을 사용해 자연스런 코를 만든다.
박 원장은 5월 10일 열린 ‘제1회 아시아 코 성형 아카데미’에 초청받아 코의 변형을 줄이면서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평가되는 ‘비개방형 수술법’(콧속에서 절개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개방형 수술은 비개방형 수술에 비해 수술 부위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시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박 원장은 “조직의 상처를 최소화해 흉터를 적게 하기위해서는 가급적 비개방형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⑤ 성형에는 정답이 있다 vs 없다?
의과대학에서 배우는 성형외과 교과서에는 수술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하지만 환자의 코 모양에 따라 어떤 보형물을 써야할지, 콧대 높이를 1mm 높여야 얼굴이 조화로운지, 1cm 높여야 적절한지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성형수술의 세밀한 기술은 절대적으로 의사의 경험적 지식과 노하우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박 원장의 생각. 다양한 환자를 겪은 의사일수록 환자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응용력이 뛰어나 만족스런 결과를 이끌어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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