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관리형 바둑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 김정현 초단 ● 강유택 3단

본선 1국 총보(1∼178) 덤 6집반 각 3시간

신예 기사 하면 패기나 도전 같은 단어가 떠오르지만 최근 신예들은 다르다. 이들은 ‘애늙은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관리형 바둑’을 둔다. 중견 기사 못지않은 노련미와 강약 조절은 신예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이런 현상은 신예 기사들이 한국기원 연구생 시절 입단을 위한 지옥 같은 경쟁을 펼치면서 안정적 승률을 올릴 수 있는 관리형 바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신예답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승부 세계에서 ‘실험 바둑’ 대신 ‘이기는 바둑’을 두는 것을 탓할 순 없다.

김정현 초단도 관리형 바둑의 진수를 보여준다. 초반 흑이 실리를 챙기자 김 초단은 중앙 세력을 쌓으며 천천히 기다렸다. 흑의 삭감이 미흡한 틈을 타 중앙 세력을 더욱 확장했다. 결정적 순간은 참고도였다. 흑 1 대신 ‘가’에 둔 것이 패착. 강유택 3단은 김 초단의 느긋한 추격에 조급하게 승부를 보려고 하다가 실족했다. 참고도였다면 긴 바둑. 실전에서 백 102로 뚫는 순간 바둑은 사실상 끝났다. 김 초단은 치고 빠지는 노련한 전략으로 끝까지 우세를 유지했다. 172…113. 소비시간 백 2시간 12분, 흑 2시간 34분. 178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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