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는 쉬워야? 그건 어른 생각”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3분


연합뉴스
‘생각하는…’ 시리즈 100권 완간
한국 온 이란 작가 칼라트바리 씨

“어린이들은 저조차도 눈치 채지 못하는 독특한 생각을 책 속에서 끄집어내곤 해요. ‘동화는 쉬워야 한다’는 생각은 어른의 시각일 뿐, 어린이들의 가능성은 그 이상이죠.”

2004년과 2006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을 수상한 이란의 샤버비즈 그림책 시리즈 작가 파리데 칼라트바리 씨(61·사진)가 내한해 1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종로1가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시리즈를 한국어로 번역한 철학그림동화 ‘생각하는 크레파스’(큰나) 100권 완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샤버비즈 그림책 시리즈에는 행복의 조건, 만남과 헤어짐의 의미 등 어른들도 답하기 어려운 철학적인 질문들이 담겨 있다. 일러스트는 모두 이란의 그림작가가 수작업으로만 한다. 이 시리즈는 대만, 중국, 스페인 등 전 세계 30여 개 국가에 번역 출판되고 있다.

칼 라트바리 씨는 “단순하고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서양 동화책과 달리 샤버비즈 시리즈는 읽을 때마다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아이와 함께 자라는’ 이야기”라며 “동양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샤버비즈 출판사의 대표도 맡고 있다. 대체로 가족의 일을 돕는 정도에 그치는 다른 이란 여성 출판인들과 달리 공대 교수인 남편의 도움도 받지 않고 1984년부터 혼자 출판사를 꾸려 오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한국 어린이 독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을 꼽았다.

“어린이를 위한 일을 하는 사람은 늘 자신 안의 어린이다움을 잃지 않아야 해요. 이 때문에 저도 늘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누려 하죠. 이런 과정을 거칠 때마다 제 책은 더 나아진답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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