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모던 록… 펑크 록… 듣는 영화의 울림

  • 입력 2009년 9월 18일 02시 58분


2007년 9월 국내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 ‘원스(Once)’는 20만5000여 관객을 모으며 ‘원스 열풍’을 일으켰다. 영화 주제곡 ‘폴링 슬롤리’ ‘이프 유 원트 미’가 수록된 앨범이 히트했고 올해 초 남녀 주인공이 결성한 ‘스웰시즌’의 내한공연도 매진됐다.

그로부터 2년. 영화 ‘원스’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영화가 잇따라 개봉한다. 배경음악을 영화의 주된 요소로 활용하거나 뮤지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들이다. 캐나다 영화 ‘원 위크’(24일 개봉)가 어쿠스틱 기타로 잔잔하게 연주한 모던 록을 듣는 기분이라면, 쿠바 특유의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하바나 블루스’(17일 개봉)는 거침없이 포효하는 펑크 록 같은 영화다. 뮤지컬 영화 ‘페임’과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던 ‘솔로이스트’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시한부 선고 받은 남자의 로드무비 ‘원 위크’

영화는 시작부터 묻는다. “자신에게 남은 날이 단 하루, 일주일, 한 달뿐이라면 어떤 일을 하겠는가?” 어느 날 말기 암 선고를 받은 벤(조슈아 잭슨)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평소 벼르고 별렀던 오토바이를 산다.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과 석 달 후면 결혼할 약혼녀 사만다를 뒤로 하고 벤은 오토바이에 몸을 싣는다.

생전 처음 감행한 오토바이 여행이 쉬울 리 없다. 벤은 일단 습관처럼 커피부터 마셨다. 컵의 뚜껑을 들추니 ‘서쪽으로 가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 말을 따라 무작정 서쪽으로 향했고 그 길 위에서 우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사람들을 만난다. 고작 맥주 한 박스 내기를 걸고 자전거 일주를 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지쳐가는 마음을 다잡고, 산속에서 마주친 한 여인과 충동적인 하룻밤을 보낸다. 한때 암 환자였던 사람을 만나 ‘진정한 사랑이란 자신의 감정을 궁금해하지 않는 것’이라는 깨달음도 얻는다.

잔잔한 음악이 귀를 편안하게 채울 뿐 아니라 벤의 여정을 따라 펼쳐지는 캐나다의 자연 풍광은 눈까지 즐겁게 만든다.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시네심포니’ 부문에 소개됐고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영화 ‘리틀 러너’를 연출한 마이클 맥고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감독이 내레이션을 맡아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심리를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묘사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 무명 뮤지션의 이별 콘서트 ‘하바나 블루스’

쿠바의 수도 아바나. 무명 뮤지션 루이(알베르토 요엘 가르시아)와 티토(로베르토 산 마르틴)가 가진 것이라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뿐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루이는 생활비를 벌어본 지 오래. 교사 일을 그만 두고 액세서리를 만들어 파는 아내 카리다드(예일린 시에라)는 루이에게 이혼을 밥 먹듯 요구한다.

어느 날, 생애 첫 콘서트를 기획하던 루이와 티토는 스페인에서 온 유능한 음반 프로듀서를 만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좀 더 ‘큰 물’에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들 뜬 루이와 티토는 분수에도 없던 파티를 연다. 하지만 자신들이 서명한 계약이 노예 계약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둘은 고민에 빠진다. 스페인에 가서 음악을 하자는 티토와 이 경우 가족과 고향을 버려야 하는 루이는 서로 부딪힌다. 결국 둘은 이별을 위한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한다.

콘서트 실황인지 영화인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쿠바 음악이 쉴 새 없이 등장한다. 빔 벤더스의 음악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을 통해 쿠바 음악에 흥미를 갖게 된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더욱 다양한 장르의 쿠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쿠바식 팝과 힙합, 레게를 넘어 헤비메탈 음악까지 등장한다. 스페인 출신 베니토 잠브라노 감독의 연출작. 2006년 전주국제영화제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상영됐다. 18세 이상 관람가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문화부 염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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