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 ‘쓴소리’도 나의 힘 그러나 부모님 생각에 펑펑 울었다

  • 입력 2009년 9월 18일 0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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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를 부탁해 윤은혜, 연기력 비난에 대한 나의 생각

그녀에게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청률 보증수표’, ‘연타석 안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가수에서 변신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스타로 꼽혀온 윤은혜.

그녀는 ‘궁’, ‘포도밭 그 사나이’, ‘커피프린스 1호점’ 등 3편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그래서 2년여의 활동 공백을 접고 KBS 2TV ‘아가씨를 부탁해’로 복귀하자 ‘이번에도 역시?’라는 기대를 모았다. 이런 기대는 첫 회 시청률이 같은 시간대 1위를 기록한 것에서 잘 나타났다. 하지만 ‘아가씨를 부탁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률이 조금씩 처지지 시작했다. 예상을 밑도는 성적에 대한 실망은 곧바로 그녀에 대한 비난으로 바뀌었다. 연기력, 발음 논란으로 불거지더니 온라인에서 노골적인 인신공격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6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 근처 촬영장에서 만난 윤은혜는 씩씩했다. ‘그래, 잘 하는구나’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어디 잘하나 두고 보자’는 의혹 가득한 시선에도 모두 힘을 얻고 있었다.

- 요즘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동안 어리숙하면서 순수하고 사랑스런 역만 했다면 이번에는 이전 정반대의 캐릭터다. 급격한 이미지 변신에 거부감이 들어 쓴 소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회를 거듭할수록 칭찬과 응원의 글이 늘어나고 있다. 초반 자만하지 말라고 질타해준 것 같다.”

- 자신에 대한 연기력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나.

“연기력에 대한 기사까지 나는 것을 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 부족한 점은 분명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런 기사를 보고 얼마나 속상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눈물이 자꾸 난다. 그동안 힘들다고 한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그걸 아는 부모님이 요즘 아무 말도 못하고 내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 발음에 대한 지적도 많던데.

“나 역시 ‘얼마나 시청자들이 어색하게 받아들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강하고 세게 말하다보니 거슬렸나 보다. 그러나 점차 인간미가 느껴지면서 말투도 부드럽게 변하고 있다. 그런데 팬들은 전작보다 훨씬 발음이 좋아졌다고 한다. 하하하”

- 비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패션과 헤어스타일이 인기다.

“패션도 처음엔 난해하다고 말이 많았지만, 요즘엔 많이 따라 입는다고 들었다. 그럴수록 더 신경 써서 입어야겠다.”

- 공백기동안 많이 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드라마 종영 후 특별 휴가가 주어진다면.

“3개월 정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 쉬면서 그림도 그리고 싶고, 일 걱정하지 않고 맘 편히 쉬고 싶다.”

- 극중 강혜나 캐릭터와 비슷한 면도 있나.

“낯을 심하게 가린다. 친해지기까지 오래 걸린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한다. 요리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 그림 실력이 남다르다고 하는데.

“그림을 전공하고 싶었다. 그러나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못했다. 한번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었는데,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아왔다. 부모님도 고민이 많으셨다. 그림과 연예인의 갈림길에서 그림을 포기했다. 그림은 나이 들어서도 언제든지 배울 수 있으니까.”

- 벌써 연예계 데뷔 11년이다.

“잃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고... 몰랐으면 좋았는데 괜히 알게 된 것도 많다. 밑에 있을 때, 막내일 때가 좋았다. 이제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에 더 예민해졌다. 이번에 상처를 더 받은 것도 내 자신에게 많이 속상했다. 9개월 동안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것밖에 하지 못했나’하고. 그래도 요즘 많은 분들이 사랑해줘 조금 위안이 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 시청자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금 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 연기를 배운 적도 없고, 조금씩 알아가면서 용기를 내고 있는데, 더 많이 배울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 이제 겨우 네 작품이다. 실패할 시간도 주지 않고 무조건 ‘쟤는 이제 끝이야’라고 낙인찍지 말고, ‘저 친구가 이런 시도를 했구나’라고 너그럽게 봐달라.”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l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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