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7단은 흑 39로 물러서 백의 동태를 살핀다. 백은 흑이 먼저 꼬리를 내린 데 만족하고 백 40으로 두텁게 둔다. 흑도 그 틈을 타서 41로 우상 귀와 연결했지만 밑으로 눌린 꼴이어서 썩 내키지 않는다.
백 42가 좋은 감각. 백이 두텁기 때문에 가능한 수법이다. 여기에 흑의 실착이 더 나온다. 흑 49로는 상변 큰 곳을 벌려 백 석 점을 압박했어야 했다. 실전의 49는 우하 흑의 안전을 도모하고 실리로도 적지 않지만 상변으로 달려가는 것만 못했던 것이다.
백 52의 벌림이 적절해 초반엔 백이 앞서 나가는 양상이다. 흑 53, 백 54는 맞보기의 곳. 백 66까지 포석은 일단락됐다. 흑은 흐름을 바꿀 실마리를 찾으려고 하는데, 이 7단의 눈은 우변에 꽂혀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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