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코더 여제’ 페트리 친숙한 감동의 물결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4년 만에 내한하는 리코더 연주자 미칼라 페트리. 사진 제공 뮤직컴퍼스
4년 만에 내한하는 리코더 연주자 미칼라 페트리. 사진 제공 뮤직컴퍼스
내달 18일 성남아트센터 연주회

“국내에서 연주 인구가 가장 많은 악기는?” 피아노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주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악기는? 답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통계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통해 ‘연주’ 하는 인구를 감안하면 그 답은 의심의 여지없이 ‘리코더’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악기인 리코더 연주가 중에서도 독보적인 지명도와 인기를 누려온 ‘리코더 여제’ 미칼라 페트리(51)가 남편인 기타리스트 라스 한니발과 함께 4년 만에 두 번째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10월 18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이번 콘서트 프로그램은 영화나 CF 등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친숙한 선율들로 꾸몄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BWV 1007의 리코더용 편곡판,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도 나온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 아사다 마오의 피겨 스케이팅 경기 배경 음악으로 쓰인 몬티의 ‘차르다시’ 등. 모차르트의 플루트 4중주 D장조 K285도 선율 악기를 리코더로 바꿔 조이 트리오 협연으로 선을 보인다. 빈 국립음대에서 리코더 전공 디플롬을 받은 국내 리코더계 대명사 조진희 씨도 텔레만 2대의 리코더를 위한 소나타 3번 등에서 협연자로 나선다.

덴마크 출신인 페트리는 3세 때 리코더 연주를 시작했고 11세에 티볼리 콘서트홀에서 독주자로 데뷔한 뒤 전 세계 공연장과 축제 무대를 누벼왔다. 음반만 30여 장을 내놓았고 순수한 음색과 화려한 기교로 리코더의 매력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왔다.

리코더는 바로크 시대 가장 사랑받는 목관악기였지만 소리 크기가 제한된 탓에 고전주의 시대 이후 다른 악기들의 소리가 커지면서 차츰 잊혀졌다. 20세기에 들어와 옛 음악 복원 운동이 펼쳐지면서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했고, 영국을 중심으로 소리내기 쉬운 리코더가 어린이 교육용으로 널리 쓰이면서 ‘대중의 악기’로 당당히 돌아왔다. 교육용 악기로는 어린이의 손 크기에 맞는 소프라노 리코더가 대표적이지만, 음높이에 따라 다양한 크기가 있고 바로크 시대에는 소프라노보다 5도 낮은 알토 리코더가 널리 쓰였다. 2만∼8만 원. 02-2052-5988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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