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MBC 일산제작센터 건설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방송개혁시민연대(방개혁·대표 김강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방개혁은 14일 “MBC 일산제작센터 건립과정에서 특정 회사 장비 구매 몰아주기와 시공사 선정 특혜 등 의혹이 있다”며 MBC 전 간부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방개혁의 고발장에 따르면 MBC는 2003년 9월 이미 자체 감사보고서를 통해 “SK건설 컨소시엄이 사업 수주에 성공한 데는 불공정(사실상 수의계약) 의혹이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감사 보고서는 입찰 당시 C 건설이 개발 이익 일부를 MBC에 제공하겠다는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MBC 건설기획단이 SK건설을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사 보고서는 입찰 당시 SK건설과 G 투자개발이 컨소시엄을 만든 것도 불공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G 투자개발 대표인 O 씨는 MBC 일산제작센터 건립 프로젝트의 초기부터 기획자로 참여한 인물이다.
방개혁의 고발은 현재는 의혹 수준이어서 경찰 수사에 따라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관계자는 “당시 입찰 과정에서 특혜나 리베이트 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자체 감사는 조직적 비리가 없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SK건설 측은 “공개 입찰에서 MBC가 공정하게 심사해 SK건설의 안을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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