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최초의 식물섬유 의복은 모자

  • 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세계 복식 문화사/퍼트리샤 리프 애너월트 지음·한국복식학회 옮김/608쪽·9만8000원·예담

2만∼3만 년 전 인류는 식물의 줄기를 이용해 길고 질긴 끈을 만든다. 이른바 ‘끈 혁명’이다. 그 뒤 인류는 끈을 엮어 기초적인 형태의 의복을 만들기 시작한다. 저자는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전통 복식의 특징과 변천사를 다양한 사진자료와 함께 짚어나간다.

모자는 지금까지 발견한 식물 섬유 의복 중 가장 오래됐다. 보온이나 미적 기능보다는 신분 과시를 위해 착용했다. 가장 오래된 소재는 아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지역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고 질겼기 때문이다. 저자는 각국의 전통 복식이 근대화를 거치며 변하는 과정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예를 들어 몽골에서는 전통 의복과 현대 서구 의복이 뒤섞여 데님 천으로 만든 옷에 러시아제 부츠, 전통적인 허리띠인 노란색 새시와 전통 모자인 델을 함께 걸친다.

갓 버선 도포 등 한국의 전통 복식도 소개한다. 짧은 저고리, 부풀린 치마 등 오늘날 전해져오는 한국 전통 복식은 ‘수십 년에 걸친 참화의 혼란을 넘어서 마지막 왕조인 조선의 복식을 재구성하려는 의식적인 결정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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