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블랙유머로 꼬집은 中 젊은 세대의 현주소

  • 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연꽃도시/한한 지음·박명애 옮김/344쪽·1만2000원·랜덤하우스

중국의 젊은 작가인 한한의 청춘소설. 국내에도 소개됐던 전작 ‘삼중문’처럼 특유의 해학이 빛을 발한다. 작가는 때론 황당하거나 치기로 느껴질 정도의 포복절도할 상황들을 담담하게 서술해 나간다.

주인공은 대학 졸업장을 받는 데 실패해 백수로 전락하게 된 ‘나’와 젠수다. 그들은 컴퓨터 수리점을 차린 뒤 장사가 되지 않자 대학의 모든 컴퓨터에 바이러스를 퍼뜨린 게 들통 나 퇴학당했다. 장기나 두면서 소일하던 그들은 우연히 패싸움에 휘말려 살인을 저질렀다는 누명까지 쓴다. 백수에 범죄자까지 된 것. 이리저리 도피행각을 벌이던 그들은 왕차이란 부유한 친구와 복권 사업, 인터넷 사업을 벌이며 일확천금을 노린다.

전파 송신탑을 향해 정확히 서야지만 통화가 간신히 연결되는 구닥다리 휴대전화를 대여해 주며 바가지를 씌우는 가게 주인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재밌다. 작가는 블랙유머를 통해 서양의 문화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중국 젊은 세대의 욕망에 일침을 가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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