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S2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가 회당 최고 시청률 42.7%를 기록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자 이 드라마의 주제가 ‘그대를 사랑합니다’도 덩달아 주가를 올렸다. 이 노래는 빠른 템포의 밝고 경쾌한 발라드 곡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부채질하는 데 한몫했다.
이 노래로 데뷔한 가수 유승찬(27)이 첫 미니 앨범 ‘How Are YOO?’를 냈다. 그는 미국 노스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귀국한 뒤 서강대 경영대학원을 다니다가 “오랜 꿈을 잊지 못해” 늦깎이로 데뷔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유승찬은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감미로운 목소리를 널리 알렸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6곡을 수록한 이번 앨범에 참여한 작곡자들의 이력은 만만치 않다.
특히 손담비의 ‘미쳤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어쩌다’ 등 히트 댄스곡을 여럿 만든 ‘용감한 형제’가 발라드 곡 ‘파도… 그리고 내 맘’으로 종전과 다른 색깔을 선보였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의 하림도 특유의 잔잔한 선율과 가사가 돋보이는 ‘누가 와’로 한몫 거들었다.
“타이틀곡 ‘로맨틱 코메디’를 준 안영민 씨도 그렇고, 하나같이 노래 얻기 쉬운 사람들이 아니죠. 좋은 앨범 만들고 싶은 욕심에 여러 번 찾아가서 사정사정했어요. 6곡이나 받아낸 게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던 작곡자들은 결국 모두 녹음 과정에 참여해 최선의 소리를 뽑아내 줬다. “하림 씨 노래 듣는 건 좋아하지만 곡을 받아 들고 나니까 어떤 느낌을 잡아야 하는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자유롭게 느낌을 살려 보라’던 하림 씨가 나중에는 한 소절씩 직접 부르면서 느낌을 알려주더군요. 정말 많이 애먹었습니다.”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결과물은 탄탄하다. 옆 사람한테 조곤조곤 속삭이는 이야기 같은 노래 ‘누가 와’를 비롯해서 6곡 모두 ‘그대를 사랑합니다’처럼 부드럽고 편안하면서도 또 다른 경쾌한 느낌을 준다.
“학교와 교회 합창단에서 활동하며 막연하게 사람들 앞에 서서 노래하는 즐거움을 동경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가수라는 간판을 걸고 활동하려니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습니다. 김동률 이적 씨처럼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가을바람에 잘 어울리는 제 노래, 많이 사랑해 주세요.”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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