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노래의 진정성 보여주고 싶어요”

  • 입력 2009년 10월 2일 02시 45분


디지털싱글 2집 낸 변호사가수 이은민

《그는 29일 인터뷰 내내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사용했다. 가수로서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서 인터뷰를 안 한다는 원칙을 바꿨다고 했다. 가수 이은민(본명 이승민·31)은 2007년 디지털싱글 1집을 낼 때는 서울대 독문과를 나온 가수라는 음악 외적 타이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달 디지털싱글 2집을 낸 뒤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

“변호사 직업 알려지면
편견 생길까 가명음반
열심히 하면 인정받겠죠”

한 누리꾼이 ‘그가 법무법인 세종 소속 변호사이고 동방신기 소송을 맡았다’는 글을 포털에 올린 게 순식간에 퍼졌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7년부터 세종에서 일하고 있지만 동방신기 소송은 담당하지 않는다.

“음반을 내면서 변호사라는 게 알려지면 편견이 생길까봐 이름도 가명으로 했어요. 그런데 이왕 제 직업도 알려졌고…. 여기서 제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가십거리에 그쳐 음원이 폄하될 것 같았어요.”

그는 “어려서부터 뮤지컬 배우나 가수처럼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며 “전문직이 발성 좀 된다고 나서는 게 아니라, 고군분투하면서도 너무너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 나왔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시절 대학연합 노래동아리인 ‘쌍투스’의 보컬로 활동했다. ‘마법의 성’으로 알려진 가수 김광진, 뮤지컬 배우 이영미도 같은 동아리 출신. 가수로 데뷔한 것도 음반업계에서 일하는 동아리 선배의 권유 때문이었다.

2집 타이틀곡 ‘리하트’는 히트곡 ‘사고쳤어요’(다비치) ‘사랑 안 해’(백지영)를 낸 작곡가 박근태 씨의 발라드. 박 씨 앞에서 오디션을 봐서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고, 1년간 보컬 트레이닝도 받았다.

변호사로 일하며 녹음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화제성으로 음반을 낼 거면 안 내는 게 낫다”며 “1년 동안 클라이언트 미팅이나 중요 모임이 아닌 한 점심 저녁 약속은 잡지 않았고, 퇴근한 뒤 새벽까지 녹음실에서 지냈다”고 말했다.

변호사와 가수 중 하나만 택하면 편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한참 망설였다.

“이게 싫어서 저걸 한 것도 아니고…. 제가 열심히 하면 여기에 공감하면서 전업 가수가 아니더라도 제 음원을 평가해주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누리꾼들이 붙인 ‘엄친딸’(엄마가 좋은 본보기로 드는 친구의 딸) 별명에 대해 묻자 그는 웃으며 “다른 쪽으로 관심받기보다 음원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답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