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약탈 문화재에 얽힌 ‘유물전쟁’ 내막

  • 입력 2009년 10월 10일 02시 58분


◇ 약탈: 그 역사와 진실/샤론 왁스먼 지음·오선환 옮김/495쪽·2만 원·까치

이집트 유물최고위원회는 최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룩소르 인근 ‘왕들의 계곡’의 고대 무덤에서 도굴해간 고대 이집트 유물(벽화 4점)을 반환하지 않는다”며 “유물이 반환될 때까지 루브르박물관과의 모든 협력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 유물을 약탈해갔던 선진국들이 수차례의 요구에도 유물을 돌려주지 않자 이집트가 강경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약탈문화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대 유물들의 약탈 역사와 함께 소유권을 놓고 벌어지는 유물전쟁의 진실을 소개한 책. 사실 문화재 약탈에 관한 책은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현장감이 넘친다. 이집트,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등 8개국의 10여 개 도시를 직접 방문해 고대 유물의 도굴 실태와 반환 노력을 취재했기 때문이다.

유물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인물을 소개한 것도 흥미롭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은 이집트 유물최고위원회의 자히 하와스 위원장. 그는 이집트 고분 발굴이나 유물 반환 등과 관련해 수시로 언론에 노출된 인물이다. 그러나 저자는 “과도하게 고압적인 자세로 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전한다. 유물 반환 협상엔 고도의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고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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