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수순 착오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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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3시 00분


수순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수순이 다르면 나중에 모양이 같아지더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 패착인 백 86을 보자. 백대현 7단은 이곳에서 수가 난다는 점을 봐놓고 있었지만 수순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참고도 백 1∼5가 패를 내는 정확한 수순. 실전 흑 95까지 모양과 똑같지만 차이가 있다. 흑이 수순 도중에 91, 93을 선수할 여유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참고도였다면 흑 91, 93의 선수가 불가능해 흑은 좌변 대마를 살리기 위해 험난한 길을 걸어야 했다. 백은 그 과정에서 알토란같은 이익을 챙겨 승세를 굳힐 수 있었다.

실전에선 흑 91, 93으로 인해 좌변에 늘어진 흑 대마의 안형이 풍부해졌다. 흑이 패에 져서 위아래가 끊겨도 따로 살 수 있게 됐다. 백이 애써 패를 냈지만 의미가 없어진 것. 백대현 7단은 이후에도 좌하 귀 백의 사활을 착각하며 귀의 대부분을 빼앗겨 더욱 절망적인 상황에 빠졌다. 김형우 4단은 두 번의 실수를 날카롭게 응징하며 우세를 확립한 뒤 무난히 마무리해 8강으로 도약했다. 다음 상대는 주형욱 5단이다.

96·102…86, 99·107…89, 135…131. 소비시간 백 2시간 58분, 흑 2시간 24분. 217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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