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배회는 이제 그만두자/밤이 이렇게 깊으니/가슴은 여전히 사랑으로 타오르고/달은 여전히 빛날지라도//칼이 칼집을 닳게 하듯/영혼은 가슴을 닳게 하니 우리 배회는 이제 그만두자”
낭만주의 대표시인인 조지 고든 바이런(1788∼1824)의 시 ‘자, 배회는 이제 그만두자(So, we'll go no more a-roving)’다. 열병 같은 사랑은 사람을 앓게도 하고, 괴롭게도 한다. 연모의 마음, 그리움과 설렘으로 들뜨는 동안 ‘칼이 칼집을 닳게 하듯 영혼은 가슴을 닳게’ 한다. 최영미 시인은 이 시에 대해 “지쳐서 ‘다시는 않겠노라’ 다짐하지만 독약이며 치료제인 그것(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인간. 아름다운 절름발이 바이런”이라고 말한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선언적인 시로 잘 알려진 최영미 시인이 자신이 아끼는 세계적인 명시들과 그에 대한 짧은 해설을 덧붙였다.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작자 미상의 작품부터 현대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의 시 등 55편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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