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승부의 집중력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 안형준 2단 ● 유창혁 9단
본선 5국 총보(1∼146) 덤 6집 반 각 3시간

마지막 수인 백 146에 대해 흑이 참고도 흑 1로 연결하려고 해도 백 2, 4로 끊긴다. 좌변 백과의 수상전도 흑의 수가 부족해 언감생심이다.

유창혁 9단의 장기는 유연한 공격력. 이 무기를 바탕으로 세계대회 그랜드슬램(후지쓰배, 응씨배, 삼성화재배, 춘란배, LG배)을 달성하기도 했다.

유 9단도 이제 43세. 승부사로서 전성기를 넘었다. 아직 기량은 크게 녹슬지 않았지만 승부의 집중력은 떨어졌다. 특히 중반에서 종반으로 넘어갈 무렵 그런 현상이 잦다.

이 바둑에서도 유 9단이 우세를 확립한 뒤 흑 115로 좌변 흑을 살리지 않은 것이 패착이었다. 좌변 흑을 살렸다면 역전은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흑 129가 백 130의 절묘한 탈출수단을 보지 못한 것이 두 번째 패착. 이 수로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

흑 115나 129의 패착은 집중력 부족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어려운 수읽기도 아니고, 복잡한 형세판단이 필요한 시점도 아니었다.

그저 나이를 원망할 뿐이다. 20세의 안형준 2단은 불꽃같은 추격으로 유 9단의 덜미를 잡고 8강에 올랐다.

소비시간 백 2시간 55분 흑 2시간 48분. 146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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