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창 가곡인 ‘한 송이 흰 백합화’ ‘동심초’ ‘이별의 노래’ 작곡가 요석 김성태 씨(사진)가 백수(白壽)를 맞았다. 그의 99회 생일(9일) 하루 뒤인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 그의 지도를 받은 제자들이 모여 기념 콘서트를 연다.
연주회를 준비하는 제자 김현중 씨(72·공주교대 음악교육학과 명예교수)에게 ‘선생을 뵐 수 있을지’ 물었다. “지난주 간단한 수술을 받으신 뒤 회복 중이며 청력이 좀 떨어지셔서 질문지를 전해 드리는 게 낫겠다”라는 답이었다.
건강에 대한 질문에 노작곡가는 “수술 회복 후엔 외출이나 활동에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답했다. 특별히 정이 가는 작품 하나만 뽑아달라고 하자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산유화’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 올해 그에게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그가 1942년 친일 악단에 참여했다며 그를 ‘친일 인사’로 지정했다.
그는 1929년 광주학생운동에 참가해 수감된 뒤 경신학교에서 퇴학당한 증거 서류를 제출했고, 친일인사 지정은 6월에 취소됐다. 그는 “애국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늦게나마 오명에서 벗어나 홀가분하다”라고 했다.
이번 연주될 교성곡(칸타타) ‘비바람 속에’는 1958년 정부수립 1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연주됐던 작품. 임헌정이 지휘하는 서울대음대교향악단과 합창단이 연주한다. 1부에서는 그의 가곡들을 서울대 교수인 테너 박현재, 소프라노 김인혜, 메조소프라노 윤현주, 바리톤 김성길 씨가 노래한다.
70이 넘는 나이에 스승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준비한 김현중 교수는 앞으로 요석 작곡전집 출판, CD 제작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만∼8만 원. 02-585-29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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