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핑크 혹은 레드, 일본 영화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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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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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거나 새롭거나. 다양한 일본영화를 만날 수 있는 ‘핑크영화제’와 ‘메가박스 일본영화제’가 각각 5, 11일 열린다. 올해로 3회째인 핑크영화제는 성(性)을 소재로 한 35mm 성인영화를, 제6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는 일본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영화 16편을 선보인다.

○ 핑크영화제(5∼11일 씨너스이수)

핑크영화란 ‘제작비 300만 엔, 촬영기간 3∼5일, 35mm 필름으로 촬영, 베드신 4∼5회, 러닝타임 60분’이라는 조건을 갖춘 영화를 일컫는 말. 일본에서 연간 80여 편이 제작돼 전체 영화 제작편수의 30%를 차지한다.

재작년 처음 열린 핑크영화제는 여성들이 선뜻 성인영화를 보러 가기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 ‘여성 관객들만을 위한 행사’로 시작했고 해마다 남성 관객 비율을 늘리고 있다. 1983년 작부터 최신작까지 10편을 소개하는 올해 행사에선 개막일인 5일과 8일 남성관객 입장이 가능하다.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행사 중 ‘핑크 마스터피스’ 섹션에서는 영화 ‘도쿄소나타’를 만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83년 데뷔작 ‘간다천 음란전쟁’을 비롯해 다키타 요지로(치한전차-속옷검사), 히로키 류이치(우리들의 계절) 등 중견 감독들의 초기 핑크영화를 만날 수 있다.

핑크영화의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핑크 뉴웨이브’ 섹션에서는 ‘새 엄마는 동갑내기’와 ‘야리망’ 두 편이 상영된다. 호리 데이쓰 감독의 ‘새 엄마는…’은 그가 만든 ‘계모 시리즈’ 중 하나로 남편을 잊지 못하는 젊은 미망인과 동갑내기 아들의 관계를 유쾌하게 그린 코미디 영화. 사카모토 레이 감독의 ‘야리망’은 12년 만에 재회한 옛 애인의 죽음을 보게 된 남자의 상실과 치유를 그렸다. 2005년 34세로 죽은 여배우 하야시 유미카의 다큐멘터리 ‘안녕 유미카’도 ‘핑크 다큐’ 섹션에서 선보인다. 3만 원이면 상영작을 모두 볼 수 있다. www.pinkfilm.co.kr

○ 메가박스 일본영화제(11∼15일 코엑스 메가박스)

올해는 ‘열정의 시대’라는 제목을 내걸고 개성 있는 신작과 시리즈 영화를 마련했다. 개막작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하코네 지역 릴레이 마라톤에 참가한 대학생의 열정을 담은 드라마. 국내에서 소설과 만화로 출간된 나오키 문학상 수상자 미우라 시온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고교 야구선수의 이야기 ‘스래커즈’를 비롯해 비루한 중년 남성의 소녀 사수작전을 그린 ‘수호천사’, 은둔형 외톨이에서 벗어나려는 중년의 고군분투기 ‘강아지 마메시바’, 사랑을 찾아 나선 서른 살 노총각이 등장하는 ‘동정방랑기’ 등 신작들도 상영한다.

시리즈 영화는 두 편이 소개된다. ‘데스노트’를 만든 가네코 슈스케 감독의 괴수 영화 ‘가메라’ 3부작은 1965년 처음 선보인 후 1980년까지 총 8편을 내놓은 ‘가메라’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 전설의 대륙 아틀란티스와 함께 1만2000년 전 바닷속으로 사라진 가메라와 갸오스의 대결을 그렸다. 일본 간사이 지역의 기시와다를 무대로 한 청소년들의 싸움과 우정을 그린 ‘기시와다 소년우연대’ 3부작도 볼 수 있다. 감독과의 대화도 ‘동정방랑기’ ‘굴거리 나무’ ‘열정’ ‘오토나리-사랑의 전주곡’ ‘가메라 대괴수 공중결전’ ‘성을 쌓아라’ ‘오사카 햄릿’ 상영 후에 열린다. 관람료는 5000∼7000원. www.j-meff.co.kr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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